가볍게 벌고 쉽게 떠나는 부업형 보험설계사…고아계약 늘어난다
양적 팽창한 인력, 질적 추락한 '설계사 정착률'
고아계약 양산한 부업형 설계사→'계약 유지율↓'
![[출처= 각 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064914976gmaq.png)
사회연결망(SNS) 플랫폼에서는 적은 시간을 들여 '투잡'을 보장한다는 보험설계사 모집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본업의 소득만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이른바 'N잡러' 시대를 맞아, 가벼운 마음으로 진입할 수 있는 파트타임 설계사 제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배달 아르바이트처럼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특정 보험사의 경우 단기간에 1만7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한 부업 트렌드의 이면에는 거대한 부작용이 도사리고 있다. 전문성이 부족한 파트타임 설계사들이 지인 위주로 단기 영업을 한 뒤 시장을 이탈하면서, 담당 설계사가 사라진 이른바 '고아계약'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구글 ]](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064916346mqqx.png)
◆양적으로 팽창한 인력, 질적으로 추락한 '설계사 정착률'
금융감독원의 '2025년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국내 보험 시장의 외형은 이른바 '부업형 설계사'의 대거 유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5년 말 기준 전체 보험설계사 인원은 7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9.4%(6만1000명)나 증가했다.
보험업계 부업형 설계사는 롯데손해보험 '원더', 메리츠화재 '메리츠파트너스'에 이어 올해 들어 삼성화재 'N잡크루', KB손해보험 'KB N잡러'까지 확대되고 있다.
채널별로 보면 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가 31만 9,000명으로 10.6% 늘었고, 보험사 전속설계사 역시 21만5000명으로 16.9%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부업형 설계사는 통상 손보사(삼성화재, 메리츠화재)에서 '전속 설계사'로 분류된다.
문제는 이러한 양적 성장이 설계사의 전문성 향상이나 조직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진입 장벽이 낮아진 탓에 스쳐 지나가는 '메뚜기형' 파트타임 설계사가 늘어나면서 인력 효율성은 극도로 악화됐다.
설계사 정착률이란 신규 등록한 보험설계사가 1년(13월차)이 지난 후에도 이탈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모집 활동에 종사하는 비율을 뜻한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전속설계사의 등록정착률은 51.4%로 전년(52.6%) 대비 1.2%포인트(p) 하락했다. 신규 진입한 설계사 중 절반 가까이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짐을 싼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정착률 저하는 파트타임 설계사들의 소득 구조와도 직결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속설계사 1인당 월평균 소득은 329만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반면, 흥미로운 점은 'N잡 설계사'를 제외한 전업 설계사들의 월평균 소득은 359만 원으로 전년(338만원) 대비 6.2%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즉, 소득이 낮고 쉽게 이탈하는 부업형(파트타임) 설계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전체 정착률과 평균 소득 지표를 아래로 끌어내린 셈이다.
◆고아계약의 온상이 된 지인 영업과 계약 유지율의 부조화
보험은 약관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장기적인 관리가 필수적인 대표적 고관여 상품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않은 파트타임 설계사들은 금융 소비자의 생애주기를 분석하기보다,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 중심'의 단순 담보 위주 판매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인들의 호의로 초반 계약 실적을 올린 N잡 설계사들은 이른바 '인맥 풀'이 고갈되거나 본업이 바빠지면 활동을 순식간에 중단한다. 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면 그가 체결했던 계약들은 관리 공백 상태인 '고아계약'으로 전락하게 된다.
보험연구원의 '설계사 정착률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사 이탈로 발생한 고아계약은 해약률과 고객 이탈률이 현저히 높게 나타나며, 이는 필연적으로 중장기 보험계약 유지율 하락으로 연결된다.
![[EBN]](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064917606gial.jpg)
지표상으로 보면 1~3년 차 중단기 유지율은 전년 대비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설계사나 대리점 채널의 유지율을 쪼개 보면, 1년 차 유지율은 88%대를 기록하다가 3년 차 이후에는 57% 수준으로 무려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양상을 띤다.
특히 5년 이상 장기 계약 유지율(45.7%)이 오히려 전년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파트타임 설계사가 계약을 체결한 지 2~3년이 지나 시나브로 현장을 떠나면서 고아계약이 누적되고, 결국 소비자들이 관리를 받지 못해 계약을 대거 해지하는 '장기 불황형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선진국 대비 처참한 수준…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국내 보험 유지율이 과거에 비해 일부 개선됐다고는 하나,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년(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 기준 주요국 지표는 싱가포르가 96.5%로 가장 높고, 일본(90.9%), 대만(90.0%), 미국(89.4%) 순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73.8%를 기록하며 선진국 대비 최대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격차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높은 노동 이동률과 낮은 설계사 정착률이다. 파트타임 설계사들이 수당만 받고 무책임하게 이탈하면서 발생하는 고아계약은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귀결된다.
특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업 설계사들이 수수료가 높은 상품 위주로 무리하게 가입을 권유한 뒤 사라지면, 피해는 온전히 가입자의 몫이 된다.
이로 인해 보상 관리에 공백이 생긴다. 질병이나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청구 절차를 대행하거나 안내해 줄 담당자가 없어 소비자가 직접 복잡한 서류를 챙겨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시대 변화에 따라 기존 보험의 특약을 조정하거나 리모델링해야 할 때 상담할 전문가가 사라져 손해를 감수하고 해지하게 된다. 보험사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새로운 설계사를 연계해주지만 밀착 관리에 있어선 한계가 있다는 게 소비자단체의 지적이 나온다.
◆'양적 리크루팅'에서 '질적 통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N잡 설계사'의 등장은 고용 시장의 유연화와 디지털 플랫폼 확산이 낳은 시대적 흐름일 수 있다. 그러나 보험 상품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무분별한 파트타임 채용 경쟁은 결국 시장 혼탁과 소비자 불신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향후 'N잡러 설계사'에 대한 통제와 감독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모집 채널별 영업 효율성을 정밀 분석해 소비자 피해 요인이 상존하는 대리점 및 전속 채널에 대한 행정 지도를 예고한 상태이다.
보험사들 역시 눈앞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배달원이나 주부 등을 대상으로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설계사 자격증 취득을 종용하는 영업 행태를 지양해야 한다. 한 손보사의 경우 '월 150만원을 핸드폰 하나로 벌 수 있다'는 식의 광고는 자제하기로 했다.
![[출처=오픈AI]](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064918924lmxx.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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