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탈출 시작됐나…“전세 살 바엔 산다” 경기 신축으로 몰린다

최재성 기자 2026. 5. 26. 06:4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도세 유예 종료 앞두고 서울시민 1만1천명 경기 주택 매수
광명·고양·남양주·수지 집중…“서울보다 새 아파트” 선택
치솟는 서울 전셋값에 ‘평수 줄여 자가’ 갈아타기 확산
서울 부동산 전경 [출처=연합]

서울 집값 부담과 전셋값 급등, 다주택자 급매물이 맞물리면서 서울 시민들의 '경기 신축 갈아타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단순 투자 목적보다 "서울 전세를 계속 살 바엔 경기 신축을 사겠다"는 실거주형 이동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4월 경기도 집합건물을 매수한 서울 거주자는 총 1만1614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3개월 대비 832명 증가한 수치다. 시점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경기권 급매물이 대거 출회된 시기와 맞물린다.

특히 서울과 맞닿은 경기 주요 지역에 수요가 집중됐다. 고양시는 서울 거주 매수자가 619명에서 739명으로 증가했고, 광명시는 48명에서 698명으로 급증했다. 남양주(667명→877명), 구리(399명→605명), 용인 수지구(398명→468명), 동탄구(190명→289명) 등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외곽 확장이 아니라 '서울 대체 주거지 재편' 흐름으로 보고 있다.

◆ "서울 구축 전세보다 경기 신축 자가" 인식 변화
▶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제공=연합]

과거에는 서울 주소 자체가 주거 선택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신축 여부와 생활 인프라, 가격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30~40대를 중심으로 "서울 구축 아파트 전세" 대신 "경기 신축 자가"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양 덕은지구, 광명뉴타운, 남양주 왕숙권역, 동탄2신도시, 용인 플랫폼시티 인근 등은 서울 접근성과 신축 공급이 동시에 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대표 사례로 고양 덕양구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핵심지역 국민평형 대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지만 신축 프리미엄과 생활환경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서울 외곽 구축 아파트 전세가격이 이미 경기 신축 매매가격과 격차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 "전세금 조금 더 보태면 내 집"…실수요 이동 본격화

서울 전셋값 상승은 이번 이동의 핵심 배경 중 하나다. 최근 서울 외곽 지역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 전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서울 중랑구 전용 84㎡ 전세 시세가 4억~5억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인접한 구리시에서는 전용 59㎡ 신축급 아파트가 5억원대 매매가에 거래되고 있다. 전세보증금에 추가 자금을 얹으면 자가 전환이 가능한 구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외곽에서 전세를 유지하는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평형을 줄이더라도 경기권 신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는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의 이동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 서울 집값 양극화 더 심해질 수도
▶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제공=연합]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서울 핵심지와 비핵심지 간 가격 격차가 커지면서, 서울 외곽 실수요층이 경기 핵심 신도시로 이동하는 구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GTX, 신안산선, 3기 신도시 교통망 확대까지 맞물릴 경우 "서울 생활권의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경기권 일부 지역의 경우 단기간 급매 소진 이후 다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서울이냐 아니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신축이냐, 출퇴근 가능하냐, 실거주 만족도가 높으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서울 전세 난이 계속되면 경기 핵심지로의 실수요 이동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