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가 된 이름 '박지현'…국악과 댄스, 감성으로 채운 160분의 마법

2026. 5. 2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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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무대 위에서 마이클 잭슨의 스텝을 밟던 청년이, 이내 고운 한복 자락을 휘날리며 '한 오백 년'의 깊은 한(恨)을 토해냅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이 극적인 대조를 오직 자신만의 매력으로 이어 붙인 아티스트, 바로 가수 박지현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23일과 2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는 그야말로 거대한 음악 종합 선물 세트였습니다. 전국 투어의 중심에 선 '2026 박지현 콘서트 쇼맨쉽 시즌2' 인천 공연은, 왜 그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쇼맨'인지를 160분 동안 온몸으로 증명한 시간이었습니다.

댄서이자 보컬리스트, 경계를 허문 무대 연출
공연의 포문을 연 것은 강렬한 반전이었습니다. 오프닝 곡 '우리는 된다니까'에 마이클 잭슨의 시그니처 퍼포먼스를 녹여내며 시작부터 객석을 압도한 박지현은 '바다사나이'와 '녹아버려요'를 거치며 숨 가쁜 에너지를 뿜어냈습니다.

진짜 무기는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유연함에 있었습니다. '애간장'과 '기도'를 부를 때는 숨소리조차 음악이 되는 섬세한 감정선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저미게 만들었고, 뮤지컬적 연출이 돋보인 'Swing Baby'나 유쾌한 소품을 활용한 '만물 트럭'에서는 한 편의 극을 이끄는 뛰어난 배우의 면모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인천 공연에서 가장 빛난 순간은 단연 중반부를 장식한 국악 메들리 무대였습니다.

전통 쾌자를 입고 무대에 오른 박지현은 '한오백년'과 '강원도 아리랑'의 구수하면서도 깊은 자락을 뽑아내더니, 국악팀과 함께 '쓰리랑', '망부석'으로 이어지는 신명 나는 마당을 만들어냈습니다. 트로트라는 장르의 뿌리가 결국 우리 고유의 가락과 닿아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가장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보컬이 누구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었습니다.

이어진 '나이트클럽 메들리'에서는 화려한 미러볼 아래 전 관객을 일으켜 세우며 순식간에 콘서트장을 대형 페스티벌 현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완벽한 무대 장악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쇼맨쉽'의 본질은 화려한 기술이 아닌, 결국 팬들을 향한 '진심'이었습니다. 공연 중간 중간 객석으로 다가가 눈을 맞추며 다정하게 안부를 묻고, 앵콜 무대에서 자필 초대장 무대로 고마움을 전하는 모습에서는 팬들을 향한 깊은 리스펙트가 묻어났습니다.

"끝까지 뜨겁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그의 마지막 소감처럼, 박지현은 160분 동안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필드 위에 쏟아부었습니다. 지난 2월 발매한 정규앨범 'MASTER VOICE'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그는 이제 오디션 스타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이자 장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천을 온통 보랏빛 감동으로 물들인 박지현의 여정은 이제 전주, 고양, 부산, 성남으로 이어집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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