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바람’ 전력 시장의 주인이 되다…2040년 재생에너지 성장 지도[창간 기획]
재생에너지, 원전·화석연료 넘어 주력 산업으로 부상
RE100·탄소규제 강화…기업들 재생에너지 확보 경쟁 본격화
호남 ‘태양광·풍력’, 울산·경남 ‘부유식 해상풍력·해양플랜트’
“발전량보다 계통이 중요”…ESS·송전망·PPA 시장 급부상


2040년 재생에너지 시대…전력시장 주요 변화
재생에너지가 더 이상 '보조 전원'이 아닌 주력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높은 발전 단가와 낮은 효율로 인해 정책 지원 산업에 가까웠던 태양광과 풍력은 이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향후 신규 발전설비의 대부분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압도적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모듈 가격 하락과 효율 개선, 대규모 생산 체계 구축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태양광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풍력 역시 대형화와 해상풍력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발전 단가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유럽과 중국은 물론 미국 역시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와 송전망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26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보급량은 2016년 3716MW에서 2026년 현재 3만2153MW로 10년 동안 7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풍력 보급량은 1051MW에서 2470MW로 135% 증가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보급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목표로 제시했고, 산업계 역시 RE100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반도체·배터리·철강·자동차 업계는 재생에너지 조달 여부 자체가 수출 경쟁력과 연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수립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에서는 2038년 재생에너지 122GW 보급을 목표로 했다.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의지를 봤을 때 올해 수립되는 12차 전기본(2026~2040)에서는 204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00GW 수준으로 대폭 상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재생에너지 성장 축
재생에너지 확대는 지역 경제 지도까지 바꾸고 있다. 전남과 전북, 제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고, 울산·경남은 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양플랜트 산업 연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력을 소비하던 수도권 중심 구조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지방이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떠오르는 셈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향후 한국 재생에너지 시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대규모 해상풍력 잠재력을 갖추고 있고, 조선·철강·플랜트 산업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터빈·케이블·하부구조물·변전설비 등 공급망 구축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새로운 과제
전력시장 구조 변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중앙집중형 발전소와 한국전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 간 직접 전력거래(PPA)와 분산형 전원 확대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이행을 요구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장기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수록 공급망 의존 문제도 함께 부각된다. 태양광 모듈과 핵심 광물 상당수가 중국 중심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에너지 전환이 새로운 산업 기회이자 동시에 또 다른 지정학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재생에너지 경쟁이 단순한 발전량 경쟁이 아니라 “계통·ESS·소재·전력시장·공급망"까지 포함한 종합 산업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ESS와 전력망 투자, 수소와 데이터센터 연계 등 새로운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형성되는 모습이다.
2040년 전력 시장의 주인은 더 이상 원전과 화석연료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태양과 바람이 전력 시장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다만 그 속도와 방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계통·산업·시장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의 방향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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