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떠도 옮기면 그만...인천 아라천·공촌천, 불법 낚시 ‘무법지대’ [현장, 그곳&]
서구·계양구, 단속 권한 분산·인력부족에 관리 구멍
“관리·처분 권한 다시 확인… 계도·홍보 노력할 것”

“낚시금지구역인 것은 알지만, 걸리면 자리 옮기면 그만이죠.”
25일 오후 2시께 인천 계양구 아라천 인근 수변. 40~50대로 보이는 남성 5명이 접이식 의자를 나란히 펼쳐 놓고 물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의자 옆에는 보냉백 등이 놓여 있었고, 물가 쪽으로는 낚싯대 수십 대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주변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먹다 남은 음료병 등이 널부러져 있는 상태였고 뒤쪽 산책로에는 ‘낚시 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만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낚시를 이어갔다.
이곳에서 만난 낚시꾼 A씨는 “낚시금지구역인 것을 알고 있다”며 “단속이 오더라도 자리만 옮기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24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서구 공촌천교 인근도 상황은 마찬가지. 낚시꾼 3명이 수십대의 낚싯대를 펴놓고 낚시를 즐기고 있었고 이 곳 주변에도 비닐봉지와 담배꽁초, 페트병 등이 한가득 버려져 있었다.
주민 B씨는 “간혹 단속이 나와 경고하고 내쫓기도 하지만 다음 날이면 또 낚시를 하고 있다”며 “인근에는 항상 쓰레기가 널려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낚시금지구역인 인천 도심 하천 곳곳이 불법 낚시꾼들로 인해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하지만 각 군·구 등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낚시금지구역은 아라천·굴포천·공촌천·심곡천 등 모두 12곳이다. 지난 2014년 수질 오염과 쓰레기 투기, 시민 불편 등을 막기 위해 지정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불법 낚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리·단속 권한이 나뉘어 있는 데다 인력 부족으로 사실상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는 올해 1억1천만원을 들여 민간 업체에 단속·계도 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러나 올해 3~4월 공촌천 일대에서 24건의 계도만 있었을 뿐 인천경제청 소관의 과태료 부과는 한 건도 없다.
계양구는 관리·단속 권한을 두고 수자원공사와 서로 책임을 미루며 손을 놓고 있다. 하천법 등은 낚시금지구역 낚시 행위에 대해 1차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300만원 이내의 과태료 부과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낚시꾼들은 단속이 나올 때만 잠깐 자리를 뜨곤 해 낚시금지구역이 있으나 마나 하다는 지적이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낚시금지구역은 상시 관리와 단속이 뒤따르지 않으면 유명무실해진다”며 “반복되면 시민들도 금지 제도에 둔감해질 수 있는 만큼 현장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권한이 나뉘어 있어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현장 계도와 홍보를 이어가겠다”고 해명했다. 계양구 관계자는 “아라천 해당 구간은 수자원공사 관리 구간으로 알고 있지만, 관리·처분 권한은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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