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물 정화-재활용해야 수자원 리스크 줄여”
국내 용수 수요 하루 325만m³ 달해… 용인 완공땐 日 110만m³ 추가 필요
TSMC “美 공장 폐수 90% 재활용”… 기업 물 관리 전략 주요 해법 부상

글로벌 환경·에너지 자문 기업 ‘어스 파이낸스’의 워터앤드네이처 총괄 책임자 윌리엄 사르니(사진)는 25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르니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물 관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개념인 ‘워터 포지티브’의 창시자다.
그는 “워터 포지티브는 규제 중심의 기존 물 관리 방식을 뛰어넘는 정교한 전략”이라며 “단순히 기업의 물 사용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기후 변화를 고려해 수자원 개선에 기여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사르니는 “2020년 MS는 2030년까지 사용한 물 100%를 정화하기로 했고, 구글은 2030년까지 물 사용량보다 20% 더 많은 양을 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특히 MS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10년간 7차례의 가뭄을 겪었던 브라질 상파울루 캄피나스 지역의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워터 포지티브를 두고 기업이 산업 현장에서 물을 절약하는 것뿐만 아니라 훼손된 하천 등 물과 관련된 생태계 복원 활동까지 성과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그린 워싱’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워터 포지티브가 기업의 용수 소비를 감추기 위한 ‘꼼수’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르니는 “워터 포지티브를 충족시키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며 “복원 활동은 반드시 물이 부족한 곳에서 진행하고, 복원된 물의 양은 검증된 방식으로 측정하며, 실제 해당 현장에서 물 가용성이 증가해야 한다는 점 등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검증을 거치면 워터 포지티브는 지역 특성에 맞는, 신뢰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수공-MS, 소양강댐서 연 34만 t 복원

국내에서도 물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용수 수요는 2023년 기준 하루 325만 m³이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하루 110만8000m³의 추가 수요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물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4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수공),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워터 포지티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공은 지난해 8월 MS와 함께 강원 춘천시 북산면 일대 소양강댐 상류 지역에 인공습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MS가 국내 기업과 맺은 첫 물 복원 파트너십이다. 소양강댐에 인공습지가 조성되면 댐으로 유입되는 부유물질과 질소, 인 등 비점오염원을 30% 줄이고 연간 34만 t의 물 복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 34만 t은 100만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양이다. 소양강댐 습지 조성과 유지 비용은 MS가 부담하고 수공은 습지 설계 및 사업 실행을 맡는다.
2030년까지 모든 글로벌 사업장에서 워터 포지티브를 달성해야 하는 MS는 한국에서 소양강댐 인공습지 조성을 시작으로 수공과 함께 하천, 댐 등 복원이 필요한 국내 주요 수자원 인프라의 워터 포지티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남 장흥군 장흥댐 신풍습지도 대표적인 워터 포지티브 사업 현장이다. 수질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생태 기능도 크게 떨어졌던 신풍습지에 수공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노후 수로와 퇴적물을 정비하고 오염원 유입을 차단하는 시설을 설치했다. 이후 탁도가 낮아지며 습지 내 용존산소량이 증가했고 수생식물 등 서식 환경도 좋아졌다. 오염도가 개선되자 습지를 떠났던 철새, 양서류 등도 다시 신풍습지로 돌아왔다.
구자영 수공 기획부문장은 “AI가 산업 전반을 바꾸고 있다”며 “물 사용이 많은 글로벌 AI 기업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물을 환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S와의 협력은 수공과 글로벌 빅테크가 물 복원이라는 공동 책임을 함께 실천하는 첫걸음”이라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실현과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터 포지티브
공업용수 등 생산 과정에서 물을 사용하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물 관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개념. 생산을 위해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 등이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가-수출 뛰는데… ‘거꾸로 환율’ 1520원 육박
- ‘호르무즈 통행량 복원-군사작전 종료’ 근접한 美-이란 막판 기싸움
- 與 ‘스벅-일베’ 野 ‘공소 취소’… 지지층 결집 사활건 맞불 공세
- “손 떼고 서울~부산” 미인증 자율주행장치 판쳐
- “싸고 힙해요” 2030 핫플된 동묘… 검색량 성수-연남 넘어섰다
- “99년식 시빅 몰다 테슬라 탄 기분” 韓잠수함 오른 加해군 호평
- ‘달리는 철학자’ 42세 킵초게 7대륙 대회 도전
- [사설]“고환율은 성공 비용”… 서민들이 더 비싼 값 치르는 게 문제
- [단독]“최대 5000만원 펀드” 깜깜이 교육감 선거, ‘현금성 공약’ 쏟아내
-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 내일 출시… 당국 “변동성 주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