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막내’ 물려받은 배준호 “즐기던 축구는 끝났다”

솔트레이크시티=김배중 기자 2026. 5. 26.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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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20세 이하’ 4강 진출 주역
英 스토크시티선 ‘코리안 킹’ 불려… 유럽무대 활약 힘입어 대표팀 승선
손흥민-황희찬 자리에 투입 가능성… “월드컵은 내 실력을 증명할 무대”
한국 축구 대표팀의 배준호(오른쪽)가 24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트 사커 필드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배준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의 막내다. 솔트레이크시티=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북중미 월드컵을 발판 삼아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24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트 사커 필드에서 만난 한국 축구 대표팀 막내 배준호(23·스토크시티)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배준호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토크시티의 2025∼2026시즌 일정이 이달 초 끝나 대표팀에 일찍 합류했다. 그는 18일 대표팀 본진의 일원으로 한국에서 출발해 월드컵 사전캠프지인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했다. 배준호는 “형들이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줘 팀의 막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번 월드컵에서 공격포인트(골 또는 도움)를 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역대 한국 축구 대표팀에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겁 없는 막내’로 떠올랐던 선수들이 여럿 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선 당시 19세였던 이동국(47·은퇴)이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를 상대로 ‘대포알 슈팅’을 날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선 이천수(45·은퇴)가 다부진 돌파로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현재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34·LA FC)은 대표팀 막내였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첫 득점을 기록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는 ‘슛돌이’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이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로 한국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배준호가 ‘무서운 막내’ 계보를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배준호는 “카타르 월드컵을 계기로 (이)강인이 형은 대표팀의 주축 선수가 됐다. 나도 조별리그 경기에 출전하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배준호는 방향 전환이 빠르면서도 매끄러운 드리블과 탁월한 연계 능력이 장점인 선수다. 그는 3년 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에이스의 등번호인 10번을 달고 6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 대회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배준호는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전을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 스토크시티의 유니폼을 입었다. 배준호는 스토크시티에서 2023∼2024시즌 리그 38경기에 출전해 2골 5도움을 올리며 팀 내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때부터 스토크시티 팬들은 배준호를 ‘코리안 킹’으로 부른다. 이번 시즌 배준호는 스토크시티에서 42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홍명보호’에 승선한 배준호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힘을 보탰다.

배준호는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 배치될 경우 손흥민, 황희찬(30·울버햄프턴) 등 선배들의 백업 멤버로 뛸 가능성이 크다. 배준호는 짧은 시간 그라운드를 밟더라도 팀에 확실한 도움을 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20세 이하 월드컵에 참가할 때와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그때는 즐기며 경험하는 대회라고 생각했다면, 이번 월드컵은 내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대회”라고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25일 열린 시애틀 사운더스와의 2026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안방경기(1-0·LA FC 승)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했다. 7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무득점에 그친 손흥민은 올 시즌 MLS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26일 솔트레이크시티로 이동해 ‘홍명보호’에 합류한다.

솔트레이크시티=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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