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량 복원-군사작전 종료’ 근접한 美-이란 막판 기싸움
“큰틀 합의” 밝힌 이란 “서명은 아직”… ‘MOU에 핵폐기 포함’ 놓고도 이견
공화당 “섣부른 종전 합의” 비판엔, 트럼프 “합의 안되면 더 큰 교전”

이란 외교부도 25일 종전 협상이 “상당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면서도 “미국의 정치와 의사결정이 제도적 불안정성을 겪고 있어 합의 서명이 임박했다고 단언할 순 없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올 2월 핵협상 도중 공습을 벌인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 핵 문제 추후 논의에 공화당 내 비판 목소리 커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이란은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이란이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30일 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해상 교통량이 회복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종료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핵심 쟁점인 이란 핵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뒤 60일간 논의할 방침이지만,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미국은 MOU에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보유 중인 핵물질을 합의된 방식에 따라 폐기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대미 협상의 초점은 전쟁 종식이고, 현 단계에서 핵문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미-이란 종전 논의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이란이 최종 평화 합의도 없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약속했다는 점이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도 “이란이 선의로 협상에 임할 거라는 믿음 아래 60일 휴전에 들어가는 건 재앙”이라고 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럴 거면 애초에 전쟁을 왜 시작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 비판이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끝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24, 2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 때의 핵 협상과 지금의 핵 협상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탄을 장착한 전투기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리며 종전 합의 실패 시 공습 재개 가능성도 내비쳤다. 25일엔 트루스소셜에 “만약 (이란과 종전) 합의가 없다면 다시 교전이 벌어질 것이고, 그것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썼다.

● 호르무즈 열려도 국제유가 정상화까진 오래 걸릴 듯
미국과 이란이 MOU 체결에 합의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항행과 국제유가 정상화까진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과 기타 해군 강국들이 기뢰 제거 함정과 장비를 현지에 배치하는 데만 수주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전한 통항 여건이 확보된 뒤 유조선 등이 움직이려면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유가가 내려가긴 어렵다는 것.
이에 대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종전 후) 대략 한 달에서 두 달 사이면 지구상의 모든 정유시설이 필요한 모든 원유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루스소셜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의 지도자들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나는 이 국가들이 즉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할 것을 의무적으로 요청한다”고 썼다. 2020년부터 추진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수교를 확대하겠단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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