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 밖 청소년, 민·관이 함께 성장 울타리 만들자

2026. 5. 2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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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5월은 유난히 많은 이름을 가진 달이다.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 그리고 ‘청소년의 달’. 싱그러운 신록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행사가 열리고, 학교는 축제와 운동회로 들썩인다. 그러나 이 활기에서 한 걸음 비켜 서 있는 청소년도 있다. 바로 ‘학교 밖 청소년’이다. 이들에게 청소년의 달은 설렘보다 소외감이 더 짙게 다가오는 계절일지 모른다.

매년 5만여 명의 초·중·고교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 누적된 학교 밖 청소년은 약 17만 명에 이른다. 구직 의지마저 잃고 고립을 택한 ‘쉬었음’ 청년 역시 40만명을 넘어섰다. 학업 중단이 사회적 단절로, 다시 청년기의 장기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 흐름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저출생으로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시대에, 이들 청소년이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적 손실이다.

그럼에도 이들을 ‘부적응’이나 ‘일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낡은 편견이 여전하다. 학업 중단의 배경에는 심리·정서적 어려움과 학교폭력, 가정환경, 학습·진로 고민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 문제는 학교를 떠난 것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 사회와의 연결까지 끊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정부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체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전국 220여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라는 현장 기반도 마련돼 있다. 실제로 꿈드림을 통해 검정고시 합격과 대학 진학, 취업 및 자격증 취득 등 새로운 길을 개척한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만으로 연결이 저절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다. 누군가에게는 한 번의 상담이, 짧은 현장 체험이, 믿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 한 명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경제계의 역할도 여기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기업은 산업 현장과 콘텐츠, 체험 공간과 인적 자원 등 다양한 사회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직업 체험과 멘토링, 문화 프로그램, 진로 탐색 활동 등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현장 전문가와 관계를 맺는 과정은 청소년에게 미래를 상상하고 설계하는 기회가 된다.

다만 민간 노력만으로는 지원의 지속성과 접근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 일회성 선의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 학교 밖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연계하는 시스템, 기업 참여를 이끌어낼 제도적 기반, 그리고 이 청소년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품으려는 인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모두가 ‘원팀’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촘촘한 사회적 울타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저출생과 인구 감소 속에서 국가 성장잠재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성장 동력은 사람이고, 미래 인재다. 학교 밖 청소년 역시 적절한 관심과 연결,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구성원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이 더 확대되고, 사회 시선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시민·기업의 관심이 더해질 때, 5월의 햇살은 비로소 학교 안팎의 모든 청소년에게 고르게 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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