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6 강원] 골목골목 현장서 찾는 답 “해야 할 일 보일수록 설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 영동권 공략
동해·삼척 등 하루 250㎞ 이동 강행군
빈 상가·편의시설 살피며 시장 점검
AI데이터센터 유치 등 지역 비전 제시
“대통령이 보낸 사람” 정부 호흡 강조
“가려운 데 긁는다” vs “추상적이다”
엇갈린 평가 속 바닥민심 확인 총력
연설보다 대화 집중 “문제 해결 우선”
시민 악수·포옹 이어가며 밀착 유세

6·3 지방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었다. 강원도민일보는 여야 도지사 후보를 밀착 동행취재, 함께 민심 속으로 들어가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진솔한 평가를 들었다.
“거길 왜 들어가요.”
“안에 좀 보려고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주말, 23일 오전 10시40분, 동해 북평시장에서 생선을 팔던 한 상인이 폐가 안으로 들어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에게 말을 건넸다. 우 후보는 잠시 안을 둘러본 뒤 다시 골목으로 걸어 나왔다.
이날 이정학 동해시장 후보와 함께 북평시장을 찾은 우 후보는 시장 골목마다 걸음을 멈췄다. 인적이 드문 골목과 비어있는 상가 앞에서도 한참 주변을 둘러봤다. 골목 입구에 멈춰선 그는 상인과 시민들에게 “여기는 왜 비었어요?”라고 물었고, 이정학 후보는 대답하기 바빴다.
그는 골목 한편을 가리키며 “정학아, 이건 우리가 꼭 하자”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우 후보의 유세는 연설보다 ‘현장 확인’에 가까웠다. 그는 시장 골목을 돌며 화장실 위치와 주차장 진입로, 비어 있는 상가와 동선을 눈으로 확인했다. 상인들에게는 “여기 화장실은 어디 쓰세요?”, “장날이면 차는 어디 세워요?”라고 물었다.
예정에 없던 지지선언도 이어졌다. 강원영동지역 민속5일장협의회 관계자들이 우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우 후보는 “장사만 잘하세요. 시설은 제가 책임질게요”라며 “안 도와주셔도 여기(북평시장)는 어떻게든 시설 개선하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한 상인이 “상인들도 엄청 좋아하더라. 성공해야지”라고 하자 우 후보는 “약속한 것은 확실히 지킬게요”라며 상인의 말을 끝까지 들었다.
오전 11시가 되자 우 후보는 유세차에 올랐다.
그는 “제가 사실 40분 전에 와서 시장을 빙글빙글 돌면서 어디에 주차장과 화장실을 지어야 하나 쭉 보고 있었다”며 “상가번영회 대표들과 상의해 더 편리하고 쉽게 장을 볼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세 도중 우 후보 입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이름이 여러 차례 나왔다. ‘대통령이 보낸 사람’. 이번 선거에서 우 후보가 내세운 핵심 메시지다. 우 후보는 “대통령과 굳은 언약을 했다. 임기 동안 하려고 하는 일 빠짐없이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당선만 돼서 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은 사람이 너무 몰려 문제고 강원은 사람이 떠나 문제인데, 우상호 같은 힘 있는 사람이 강원을 살리는 것은 단순히 강원만 살리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균형발전”이라며 “그래서 대통령이 오른팔인 저 우상호를 강원에 보내신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강원도는 가진 게 없는 지역이 아니라 활용을 못한 지역”이라며 “산업을 끌어오고 청년들이 떠나지 않게 만들면 강원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처음에는 무심한 표정으로 지나쳤지만 연설이 시작되자 발걸음을 멈췄다. 일부는 고개를 끄덕였고, 일행끼리 후보 평가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시장 입구 한쪽에서는 휴대전화로 연설 장면을 촬영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현장 반응은 엇갈렸다.
한 시민은 “뭐가 이렇게 추상적이야.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야 평가하지”라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우 후보를 향해 고성과 욕설을 던지기도 했다. 반면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라며 지지를 보내는 시민도 있었다.
유세차 앞 생선가게 주인은 “시끄러워서 손님을 응대할 수가 없다”면서도 “그래도 할건 해야지. 소리도 조절해주는거 같은데, 우상호든 김진태든 일만 잘하면 누구든 좋다”고 했다.
연설이 끝난 뒤 우 후보는 다시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한 상인이 “누가 온 것 같기는 한데 소리가 작아서 안 들렸어”라고 하자 우 후보는 웃으며 “장사 방해될까 봐 작게 했어요. 그리고 옆에 김진태 후보도 있잖아요”라고 했다.
이날 북평시장에는 국민의힘 김진태 도지사 후보도 있었다. 두 후보 유세차 거리는 약 200m 남짓. 서로 다른 골목에서 유세를 이어가던 두 사람은 마주칠 듯하다 다시 엇갈렸다. 시장 안에서는 양 캠프 운동원들의 로고송이 번갈아 울려 퍼졌다. 김 후보가 유세차 위에서 “건너편에 우상호 플래카드가 있는데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란다”라고 말하자, 골목 안에 있던 우 후보는 크게 웃기도 했다. 유세 현장이 가까워지자 우 후보는 수행원들에게 “여기서 들어갑시다”라고 말하며 다시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우 후보는 상인들과 꼬박꼬박 악수를 나눴다. 양말가게에서는 “지난번에 샀던 양말 지금도 잘 신고 있다”며 먼저 말을 건넸고, 철원이 고향이라는 상인을 만나서는 “여기 철원 동생이야”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시민들과 악수할 때는 허리를 숙였고, 때로는 팔뚝을 붙잡거나 포옹하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한 상인이 명함을 거절하며 “나 말고 다른 사람 한 명이라도 더 줘요. 나는 우상호야”라고 말하자 우 후보는 허리를 숙여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오후 12시30분. 점심은 평창으로 이동해 산채백반으로 해결했다. 식사 도중 우 후보는 기자를 향해 “분위기 어떤 것 같아요”라고 묻더니 “내가 그래도 이재명 대통령보다 연설은 잘하지”라며 웃었다.
식당에서도 주민 몇 명이 다가와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우 후보는 일일이 응했다.
후보가 식사하는 동안 비어있는 카니발 안에는 이날 방문하는 삼척, 동해, 평창, 강릉에 관련 자료들이 좌석마다 쌓여 있었고, 수행원들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접힌 자료를 수차례 꺼내봤다. 수행원은 “후보가 이동 중에는 거의 쉬지 않고 방문 지역 자료를 본다”고 말했다.
차량 트렁크에는 갈아 입을 여분의 셔츠와 4일치 짐이 들어있는 캐리어, 책 등이 놓여있었고, 차량 안에는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이 건넨 민원과 지역별 현안 등이 적혀있었다. 입가심을 위한 간식 하나 없는 1호차는 달리는 사무실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 커피를 마시러 이동하는 길에서도 우 후보는 골목마다 걸음을 멈췄다. “이 안에는 어떤가”, “저건 그냥 두기 아깝네”, “여긴 이렇게 바꾸면 좋겠다” 등 수행원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
기자가 “아직도 설레느냐”고 묻자 우 후보는 잠시 생각한 뒤 이렇게 답했다.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보일수록 더 설렌다. 익숙하게 살아서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지만, 막상 와서 보면 ‘왜 이걸 그냥 뒀지’ 싶은 게 많다. 그런 걸 보면 꼭 해결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 그는 “설렌다는 의미는 빨리 일하고 싶다. 공직자의 기쁨은 그런거다. 전체적인 수치, 지수도 중요하지만 항상 필요한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도와드렸을 때 좋아하시는 것”이라며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관심이 부족해서 못하는 일이 많다. 시장 화장실 하나도 2000만원이면 하는데 그런 게 안 돼 있다. 이런 것들이 보이고 구체화될수록 해야 할 역할이 더 보이니 설렌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냉장고를 열어젖히며 강원도를 위한 좋은 요리를 하겠다고 나섰다. 우 후보측은 “강원도산 나물과 같은 건강함을 재료로 선택해 강원도를 더욱 특별하게 발전시키겠다. ‘후보님 냉장고를 열어보셨습니까(본지 칼럼)’에 대한 응답”이라고 했다.
그는 “강원도의 산나물은 다 약초”라며 “시래기, 고사리, 도라지 등 모두 피를 맑게 해주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용 식물들이다. 그런 건강한 음식들을 주민들의 냉장고에 채워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끝으로 우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강원도지사가 되면 중요한 현안 많이 해결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 꼭 지키셔야 돼요”라고 했다.
이날 우 후보가 동해와 평창 등을 돌며 이동한 거리만 약 250㎞. 차량 문이 닫히자마자 그는 피로한 눈을 비비고서는 다시 자료철을 펼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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