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탱크데이’ 후폭풍…“매출보다 무서운 건 브랜드 훼손”

김석희 기자 2026. 5. 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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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인구 대비 매장 밀도 서울 이어 2위
성난 민심 불매운동 확산…충성 고객 잃어
타 커피 브랜드로 고객 대거 이탈 가능성
"이미지 회복 위한 마케팅에 엄청난 출혈"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이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석희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라는 단어를 앞세운 텀블러 마케팅을 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신세계측은 대표를 즉각 해임하고 사과하는 등 즉시 진화에 나섰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분기 매출 하락을 넘어 기업에 치명적인 무형적·경제적 손실을 안길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를 넘어 글로벌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인 '역사·사회 리스크 관리' 실패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처럼 민주화 역사와 지역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기업의 상징·문구·이벤트 명칭 하나가 브랜드 전체 신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 보도 확산…논란 세계로 전이되나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전이 효과'다. 영국 BBC, 로이터 통신, AFP통신 등의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스타벅스코리아가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관심 있게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이 한국 내 불매운동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전 세계로 확산할 경우 글로벌 본사 전체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단기간 매출 감소보다 더 큰 '무형 자산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브랜드 신뢰도 하락은 충성 고객 이탈, ESG 평가 악화, 가맹·협력사업 위축, 투자 심리 악화 등 연쇄적 영향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프리미엄 이미지'와 '사회적 가치 소비'를 핵심 자산으로 삼아온 브랜드는 상징적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경영권 리스크다. 지난 2021년 본사와 맺은 계약에는 현지 법인의 귀책사유로 브랜드가 심각하게 훼손될 경우 본사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강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포함돼 있다. 만일 이가 발동된다면 현지 파트너사로서는 헐값에 경영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는 셈이다.

코어 타깃 이탈과 '정치적 양극화'의 늪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충성 고객의 이탈은 장기 침체의 신호탄이다. 특히 5·18과 직결된 광주·전남 등 특정 지역의 강한 불매 움직임은 치명적이다. 광주는 인구 대비 매장 밀도가 서울 다음으로 전국에서 높으며, 따라서 광주·전남 소비자의 불매는 전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브랜드가 특정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며 '정치적 양극화'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다만 일부 반발성 구매(역주행 구매)가 발생하더라도, 대중성을 생명으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서는 범용성과 확장성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출혈…마케팅 비용 폭증
사태 수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보이지 않는 비용' 역시 기업에 큰 짐이 된다. 훼손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대규모 홍보(PR) 예산 편성이 필수적이며 향후 모든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극도의 내부 검열을 거쳐야 해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재정비 등 구조적 지출도 고스란히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경쟁사로 점유율 헌납 가능성도…성장판 닫히나
커피나 유통 시장은 대체재가 넘쳐나는 극도의 경쟁 시장이다. 논란을 빚은 브랜드를 소비자가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등의 중저가 브랜드나 타 스페셜티 브랜드로 고객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 

22일 '오픈서베이 카페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커피 프랜차이즈 주 이용률 1위는 스타벅스(40.9%)가 차지했으나 2위인 메가커피(26.6%)가 메전년 대비 이용률이 6.2%p 증가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다. 이어 컴포즈커피(10.7%)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스타벅스를 따라잡고 있다. 업계 특성상 한 번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전성준 호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상과 소비는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사후 복구 비용이 훨씬 더 막대하게 든다"며 "이번 사건처럼 브랜드의 근간이 흔들리면 소비자 행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말처럼 고객 이탈이 지속 반복될 경우, 이들을 다시 유치하고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마케팅과 캠페인에 엄청난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