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리포트] 전북 ‘무소속 김관영’ 돌풍…정청래 연임 가도 흔드나
민주 지지층도 48.3% 대 41.6% 분화…정청래 리더십 시험대 부상
김관영 “정청래 낙선 선봉”…정청래 “민주당 후보 선택해달라” 호소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심장부로 꼽혀온 전북에서 심상치 않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가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무소속 현직 지사의 돌풍이 민주당 텃밭을 흔들면서, 정치권에선 이번 전북지사 선거가 정청래 민주당 대표(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리더십과 향후 당권 구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관영 44.1%, 이원택 40.0%…초박빙 접전
전북은 민주당에 늘 '안방'에 가까운 지역이었다. 호남 정치의 한 축이자, 민주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핵심 지지 기반으로 삼아온 상징적 공간이었다. 민주당 후보라는 간판만으로도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고, 전북 선거는 대체로 본선보다 당내 공천 경쟁에 더 무게가 실리는 지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전북지사 선거의 분위기는 다르다. '대리비 지급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이원택 민주당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벌이면서, 민주당의 '텃밭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친청계 후보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김 후보의 선전은 정청래 체제에 대한 지역 내 복잡한 기류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전북 거주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김관영 무소속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4.1%로 집계됐다. 이원택 민주당 후보는 40.0%였다. 두 후보 간 격차는 4.1%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의 접전이다.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는 4.3%, 김성수 무소속 후보는 1.6%, 백승재 진보당 후보는 1.4%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분화다.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48.3%는 이원택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41.6%는 김관영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이 후보로 완전히 결집하지 못하고 상당 부분 김 후보에게 이탈한 셈이다. 전북이라는 민주당 핵심 기반에서 당 공식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두고 팽팽하게 경쟁하는 이례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다만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누가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6.1%는 이 후보를, 45.4%는 김 후보를 꼽았다. 지지도에서는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당선 가능성에선 이 후보가 0.7%포인트 차이로 우위를 보인 것이다.

정청래 "전북 믿어…서운하더라도 與후보 지지해달라"
정 대표 입장에선 전북에서의 고전 자체가 뼈아픈 장면이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에서 당 공식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 접전을 허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더구나 김 후보는 민주당에서 제명된 인사다. 그런 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과 지역 기반을 앞세워 민주당 후보를 위협하는 상황은, 정 대표가 강조해온 '민주당 중심 결집론'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정 대표로서는 김 후보의 '정청래 견제구'도 부담이다. 김 후보는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며 선거의 의미를 당권 문제로 확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가 승리할 경우 이는 단순한 무소속 후보의 당선이 아니라,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호남 민심의 경고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김 후보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관영TV' 방송에서 "정청래 지도부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김관영이 이기면 사퇴한다"며 "(내가 당선된 뒤) 사퇴를 안 한다 해도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를 사퇴시키고 싶으면, 당대표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 김관영을 선택해야 한다"며 "김관영을 선택하면 민주당이 바뀌고 대한민국이 바뀐다"고 정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 후보가 자신의 무소속 출마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가피성을 설명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정 대표에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해당 발언이 이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설'로 번지면, 전북지사 선거가 자칫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간 이른바 '명청 갈등' 프레임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김 후보를 향해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 같은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25일 전북 정읍시 이학수 정읍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전북 민심을 믿는다. 민주당이 부족하고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민주당 소속 후보를 아끼고 선택해달라"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1년 성적표 평가다. 이 대통령을 좋아하고 지지하면 이 후보를 뽑아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이 대통령 교감설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대표는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청와대에 확인하니 펄쩍 뛰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 말이 맞는다면 이건 심각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리는 위험한 도박이다. 아무렴 대통령이 무소속 후보와 상의했겠나"라며 "발언 당사자가 자세하게 직접 해명하고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026년 5월23일부터 24일까지 전북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무선 ARS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무선 100%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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