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안타 무사사구 완봉승…‘9년차’ 양창섭, 포텐 터졌다

김하진 기자 2026. 5. 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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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했던 데뷔 시즌 뒤 부상 탓 내리막
입대→보직 전환 등 우여곡절 끝 포효
삼성 양창섭 | 삼성 라이온즈 제공

25일 현재 삼성의 팀 평균자책은 4.09로 두산(4.04)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다.

잇따른 부상으로 이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다. 비시즌 동안에는 이호성이 수술대에 올랐고 원태인도 재활 기간을 거쳐야 했다. 5월 초에는 좌완 베테랑 백정현이 왼팔 부위의 불편감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18일에는 선발 자원인 최원태와 불펜 투수인 김태훈, 우완 이승현 등이 부상을 이유로 한꺼번에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빈 자리가 생길 때마다 채운 선수들 덕분에 삼성 마운드는 선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양창섭이다.

양창섭은 지난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9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만 내줬고 6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아 완봉승을 달성했다. 데뷔 후 첫 완봉승이었다.

올 시즌만 따지면 지난 4월 25일 KIA 애덤 올러가 롯데를 상대로 달성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삼성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건 지난해 7월 26일 아리엘 후라도가 KT를 상대로 수립한 후 처음이다. 삼성 소속 국내 선수로 따지면 2020년 9월 13일 최지명(개명 전 최채흥)이 LG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뒤 6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무사사구 완봉승은 1982년 출범한 KBO리그 역대 143번째로 나왔다.

프로 데뷔 시절 기대를 모았던 양창섭이 비로소 자신의 날개를 펴는 듯한 모습이다.

양창섭은 덕수고를 졸업한 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전인 2018년 3월 28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를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6년 류현진(한화) 이후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 무실점 승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역대 최연소 데뷔전 선발승 신기록도 세웠다. 이날 선발승을 포함해 데뷔 첫 시즌부터 7승 6패 평균자책 5.05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잦은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피로감이 쌓인 탓인지 2019년에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오른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귀국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다음 시즌에는 좀처럼 실전 감각이 오르지 않은 데다 잔 부상이 많아 10월이 되어서야 1군 마운드에 올랐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2023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고 시즌을 마치고 군입대했다.

2025시즌부터 다시 전력에 합류한 양창섭은 구원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종종 선발진의 빈 자리도 채웠다. 9월 14일 대구 KT전에는 두 번째 투수로 투입돼 6.2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 내주며 노히트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선발 후보로 꼽혔고 원태인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 자리를 채우게 됐다. 하지만 선발로 3경기를 던진 뒤 불펜으로 강등됐고 바뀐 보직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4월 말에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5월 10일부터 다시 기회를 받은 양창섭은 이후에는 다시 선발로 기회를 맞이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당시 5회 2사 만루에서 LG 중심 타자 오스틴 딘을 13구째 접전 끝에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포효를 하기도 했다.

당시 양창섭은 “이렇게 팀이 필요로 할 때 나가면 된다. 기회가 된다면 선발을 던지고 안 되면 불펜에서 나가고 그렇게 하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보직이 바뀌는 것에 대해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젊어서”라며 웃었다.

팀을 위해 헌신하던 양창섭은 결국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기록까지 세웠다. 그는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목표는 4이닝 1실점이었는데 계속 던지다 보니까 9회까지 갔던 게 기분이 좋다”라며 “내가 생각했던 대로 포수 장승현 형이 사인을 내주셔서 자신감 있게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만족했다. 또한 수비에서 도와준 류지혁, 김성윤 등에게도 고마움을 표했고 인터뷰를 마친 뒤 동료들에게 시원한 물세례를 맞으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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