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가 천만 영화라면 이곳은 독립영화… 체코 비소치나주 여행
전기자전거 타고 해발 600m 질주
사랑방 같은 동네 양조장 ‘버나드’
산책하다 토끼·노루 만나는 휴양지
여행지가 영화라면 프라하는 ‘천만 영화’다.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고, 왜 사랑받는지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곳. 그만큼 실패 확률이 낮은 여행지다.
하지만 때로는 독립영화가 마음을 더 크게 움직이기도 한다. 후기도 적고 어떤 장면이 기다릴지 예상되지 않지만, 보고 나면 쉽게 잊히지 않는 영화. 화려하지 않아도 깊은 여운을 주는 영화 말이다.



실제로 비소치나는 체코에서도 손꼽히는 사이클링 지역이다. 특유의 완만한 구릉지 지형 덕분이다. 주 전체에 다양한 난이도의 자전거 코스와 인프라를 촘촘하게 갖추고 있어 초보 여행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체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자전거 문화가 발달한 지역인 만큼 전기자전거 대여소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덕분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비소치나의 바람을 가르며 달릴 수 있다.


필스너 우르켈이나 코젤처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맥주 양조장들과 달리 비소치나에는 지역 기반 소규모 양조장이 발전해 왔다. 이러한 양조장들은 생산 시설을 넘어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건 ‘맥주 따르기 클래스’다. 체코에서는 거품과 맥주의 비율, 따르는 방식에 따라 맥주 종류와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전문가에게 그 미묘한 차이를 배우고 직접 신선한 맥주를 따라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사랑방 같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맥주의 맛보다도 맥주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체코 사람들의 일상에 더 눈길이 간다.

빠른 속도와 자극에 익숙한 전형적인 한국인이지만, 이번만큼은 용기 내어 느린 세계에 갇혀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비소치나 여행의 명장면을 만났다.


오늘날에도 투숙객들은 머무는 내내 이 천연 샘물을 마실 수 있고 리조트의 스파 역시 모두 이 치유의 샘물을 끌어다 사용한다.


대신 5000년 전통의 인도 정통 아유르베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요가, 스파, 노르딕 워킹, 승마 등 몸과 마음의 감각을 깨우는 액티비티가 가득하다.

어스름히 노을 지던 오후, 고요한 산책로를 홀로 걷다 새끼 노루 한 마리를 만났다. 눈이 마주친 노루는 급히 방향을 틀어 숲속으로 사라졌다. 대사도, 극적인 사건도, 증거 사진도 없는 그 평화로운 순간이 비소치나에서 만난 명장면이었다.
이곳에서 ‘쉼’이라는 건 무언가를 비우는 게 아니라 도리어 채워가는 과정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비소치나(체코) = 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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