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김형원 ‘2020년(수원FC전) 승강 PO 악몽’ 극장골로 날렸다
인고의 시간 딛고 수원전 승리 견인
“이제야 팬들에 조금이나마 떳떳”
5년 6개월이 걸렸다.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경남FC 미드필더 김형원의 이야기다.
김형원은 지난 23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2-2로 비기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2분 코너킥 상황. 김형원은 루컹이 헤더로 떨군 공에 발을 갖다 대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전 많은 축구 팬이 리그 3위에 올라 있던 수원FC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12위였던 경남은 김형원의 골을 앞세워 리그 9위로 우뚝 올라섰다.
이날은 김형원과 경남FC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남았다. 김형원은 경남FC U-18 유소년팀인 진주고등학교 출신으로, 2020년 경남FC에 입단해 2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그해 11월 29일 수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신인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순간을 맞이했다.
당시 경남은 이날 경기에서 이기면 K리그1(1부)로 승격이었다. 무승부일 때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팀이 승리한다는 플레이오프 규정에 따라 반드시 승리해야만 했다.
이날 경남은 경기를 지배하며 정규시간을 마칠 때까지 1-0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1부 승격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경남은 수비 강화를 위해 김형원을 교체 투입했다. 그러나 추간시간 4분이 모두 지나도록 심판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지 않았고,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이 2분이나 지난 추가시간 96분께 김형원의 반칙을 선언하며 수원FC에 페널티킥을 줬다. 결국 경남은 통한의 골을 허용하며 무승부를 기록, 1부 승격이 좌절됐다.
이후에도 김형원에게 가혹한 시간이 이어졌다. 2021시즌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쳤고 2022~2023시즌은 군 복무를 하며 공백기를 가졌다. 2024시즌을 앞두고 경남FC에 복귀했으나 지난해 시즌까지 필드에서 긴 시간을 누비지는 못했다.
김형원은 수원FC와의 경기 종료 후 경남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동계훈련도 참여하지 못한 시즌도 있었고, 출전 횟수나 시간이 적다 보니 많은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수원FC와의 경기에서 꼭 골을 넣고 승격하는 상상을 하며 힘든 시기가 오더라도 ‘난 어떻게든 이겨내야 하고 절대로 그 경기로 인해 추락한 선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팬분들 앞에 떳떳하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되새기며 버텼다”고 떠올렸다.
올 시즌 배성재 감독의 신임을 얻은 김형원은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고, 결국 5년 6개월 만의 수원FC와의 맞대결에서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김형원은 소감을 묻자 “기분이 찢어지도록 좋을 줄 알았는데 또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담담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당시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 팀 동료들 생각이 많이 났다”며 “이제는 팬들 앞에 조금이나마 떳떳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형원은 “이번 득점으로 그때의 실수를 만회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다만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경기를 준비했고, 결국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각오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팀이 좋은 결과를 많이 가져오지 못했지만, 모두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며 “남은 경기들이 더 중요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부족한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시며 응원해 주는 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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