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들개 속출에도…유기견? 야생동물? 대응 딜레마

박민규·김희진 기자 2026. 5. 2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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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안산서만 4명 공격당해
법 적용 모호…강경 땐 ‘학대’ 논란
“반려견 유기·유실 방지가 해결책”

최근 서울 도심에 출몰한 들개가 시민을 물거나 위협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들개에 관한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지만 명확한 관리 기준이 없어 지방자치단체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려견의 유기·유실을 방지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안산 황톳길을 혼자 산책하던 시민이 갑자기 나타난 검은 개에게 발목을 물렸다. 이어 지난 5일에도 다른 시민이 안산에서 달려드는 검은 개에게 다리를 긁혔다. 최근 한 달간 일명 ‘흑표’로 불리는 이 들개에게 공격당한 사람만 4명이다. 흑표는 지난해 두 차례 포획돼 소유주에게 반환됐는데 다시 안산에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에 지난해 접수된 들개 관련 민원은 353건이다. 서대문구(81건)·은평구(62건)·관악구(55건) 등 산이 있는 자치구에서 민원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자체는 제도적 틀이 명확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야생동물은 야생생물보호법을, 유기·유실된 반려견은 동물보호법을 적용받는데 ‘야생화된 유기견’인 들개는 어떤 법을 적용할지부터 애매하다. 야생동물로 간주해 거친 방법으로 대응하면 동물학대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유기견으로 판단해 인도적 방법을 쓰면 소극 행정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들개를 포획하라는 민원과 산에 살게 내버려두라는 민원이 동시에 들어온다”고 했다.

지자체가 포획에 나서도 들개 수를 대폭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야생화된 상태에서 번식하기도 하고, 재개발 등과 맞물려 늘어난 들개가 서식지를 옮겨가기도 한다. 서울시도 지난 5년 동안 매년 200여마리씩 포획해왔으나 새로 유입되는 개체가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심 속 들개는 유기·유실된 반려견이 야생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근본적으로 유기·유실 반려견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기 동물 보호와 입양 등을 담당하는 서대문구 내품애센터 박소정 훈련사는 “반려견 유기가 지속한다면 들개 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홍 건국대 스마트동물보건융합전공 교수는 “한국에서 자연 발생한 들개는 거의 없다”며 “동물 등록 강화와 불법 사육장 단속 등 반려동물 유기·유실을 막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민규·김희진 기자 mingyu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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