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 체결 기대” 중동 국가들 압박
이·팔 ‘두 국가 해법’과 충돌…사우디·카타르·파키스탄 등 ‘난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 이후에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하고자 각국에 참여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등을 거론하며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와 카타르가 즉시 서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며 다른 모든 국가도 뒤따라야 한다”면서 “만약 서명하지 않는다면 이는 불순한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썼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사우디·UAE·카타르·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요르단·바레인 정상과의 다자 전화통화에서 이란과의 새 종전 협상 합의안을 논의하던 중 아브라함 협정 가입에 관해 언급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 협정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주요 중동 외교 정책으로 추진됐다. 2020년 9월 워싱턴에서 이스라엘과 UAE·바레인·수단·모로코가 협정에 서명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변국들과 이스라엘의 수교를 추진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오랜 원칙인 ‘두 국가 해법’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참여국 확대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가 없는 사우디·카타르·파키스탄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놀라며 침묵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묵이 길게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들 아직 거기 있느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미국 관리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국 정상들에게 이 회의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만간 네타냐후 총리가 이 같은 아랍 국가 지도자들과의 단체 회의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특사가 몇주 안에 이 문제의 후속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와 윗코프는 6년 전 아브라함 협정 체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서도 이란과의 협상 상황을 언급하면서 “지금까지 중동 모든 국가가 보여준 지지와 협력에 감사하다”며 “이들 국가가 역사적인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함으로써 협력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란도 참여를 원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미·이란 전쟁 종식 이후 추진될 미국의 중동 외교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기 취임 후에도 아브라함 협정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면서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제안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약속이 우선이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해왔다.
다만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은 사우디가 오는 9월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 전까지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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