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교회의 노예제 용인' 인정…"진심으로 용서 구해"

민경락 2026. 5. 25. 20: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황청이 이교도 노예화 허용하기도"…첫 회칙 통해 공개 사과
레오 14세 교황 [AP=연합뉴스. 재배포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레오 14세 교황이 과거 가톨릭교회가 노예제를 방치하며 사실상 용인한 점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회칙 '마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에서 과거 노예제에 대한 교회의 규탄이 늦어졌다며 "교회를 대표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수많은 이들이 겪어야 했던 엄청난 고통과 굴욕을 떠올릴 때 깊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그리스도교 기억 속 상처를 이루며 우리는 그로부터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황의 사과는 디지털 경제의 노동력 착취를 '노예제'에 빗대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교황은 "사회와 교회 모두 노예제라는 재앙을 규탄하는 데 지체했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고대·중세에는 심지어 교회 기관들까지 노예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마 교황청은 군주들의 요청에 응해 예속을 정당화했고 어떤 경우에는 이교도들을 노예로 삼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며 교회가 사실상 노예제에 개입한 사실도 인정했다.

과거 교황들도 기독교인들의 대서양 노예무역 관여에 사과해왔다. 하지만 유럽이 이교도를 정복하고 노예로 삼는 과정에서 교회가 군주들에게 권한을 부여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 교황은 레오 14세가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AP통신은 "미국 흑인 가톨릭 신자들과 활동가들은 식민지 시대 인신매매 역할에 대해 속죄할 것을 교황청에 요구해왔다"며 "교황의 사과는 이런 요구에 응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rock@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