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몰려온 일베, '운지' 노무현 조롱 문구 잔뜩 남겨
방명록과 포스트잇에 '우흥~' '딱!' 'MC무현'
노 전 대통령 죽음, 말투 등 희화화 '고인드립'
일베 상징 손가락 인증샷 포함 보란 듯이 만행
황희두 "노무현재단 직원, 봉사자들까지 공격"
조수진, '모욕 공연' 래퍼 리치 이기 후속 조치
"30일 공연서도 제외"…문제 음원 삭제 등 촉구
"혐오 표현 그냥 두면 폭력 행동으로 이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몰려와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를 상징하는 손 모양(손가락을 구부려 일베의 초성 'ㅇ'과 'ㅂ'을 만드는 것) 등의 인증샷을 찍고 다녔던 일군의 일베 성향 청년들이 노무현기념관에 비치된 전자 방명록과 포스트잇에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 문구를 다수 써놓은 사실이 확인됐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25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노무현기념관까지 더럽힌 일베 무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봉하마을 노무현기념관에 일베 청소년 무리가 찾아와 전자 방명록과 포스트잇에까지 각종 조롱 문구를 남겼다. 이들은 평소에도 틈틈이 봉하마을을 찾아와 조롱과 희화화를 반복해왔는데, 특히 이번 5월 23일에는 작정하고 온 것"이라며 "아마 많은 분이 '우흥~' '운지' '딱!' 같은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잘 모르실 거다. 그래서 '예토 전생'(살아있는 자를 제물로 삼아 죽은 자를 부활시킨다는 나루토 술법을 이용한 조롱) 같은 포스트잇은 아예 첨부하지도 않았다"고 개탄했다.

황 이사는 또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현장에서 반가운 마음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하던 노무현재단 직원들과 봉사자들까지 조롱과 공격의 대상이 됐다"며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노무현재단이 일부러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을 넘어 '수조 원대 기부금'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재단 기금 수천만 원을 특정 유튜브 채널에 지원한다'는 식의 허위사실까지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는 노무현재단 직원들 역시 밤낮없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수진 이사를 중심으로 한 법률대응팀 역시 최근 일베 래퍼 이민서 씨 관련 사안에 이어 이번 봉하마을 관련 사안들에 대해서도 필요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저 역시 '너는 말만 하고 뭐 했냐?'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굳이 반박하지 않고 넘어가곤 했다"고 토로했다.

같은 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노래를 만들고 공연까지 기획했던 래퍼 '리치 이기'에 대한 후속 조치를 공개했다. 리치 이기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당일인 5월 23일, 서거 시각을 연상시키는 오후 5시 23분에 서울 연남스페이스에서 단독 공연을 열기로 하고 티켓 가격마저 '5만 2300원'으로 책정했다가 조 변호사를 비롯한 재단 측의 공연 금지 가처분신청 등 강력 대응에 공연을 취소하고 재단에 직접 찾아와 자필 사과문을 전달한 바 있다.
조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는 토요일 5월 30일 태호서울 공연에 리치 이기가 참여한다는 정보에 지난주 내내 재단 직원들이 모니터를 해왔다. 오늘 태호서울 측이 리치 이기를 공연자 라인업에서 제외한다는 공지를 냈다"며 "재단에서는 지난 23일자로 예정됐던 래퍼 이민서(활동명 리치 이기)의 단독 공연 취소 후 가수 본인에게 세 가지를 묻는 공문을 보냈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전날 올린 다른 글에서는 지난 6일 재단이 주최한 혐오 표현 규제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 당시 독일 뉘르베르크대 이현정 교수가 했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유럽의 혐오 표현 처벌 법규정이나, 혐오 표현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해고·비난해서 추방하는 문화는 강력한데 그게 되는 이유가 유럽 대중들은 '혐오 표현을 그냥 두면 폭력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역사로 안다는 것"이라며 "동양 고객에게 커피숍 직원이 찢어진 눈을 그린 컵에 커피를 담아줬다고 할 때, 좀 기분 나쁘지만 무슨 폭력도 아니고 자유 아닌가? 식으로 놔두면 혐오가 허용되고 부추겨져서 어떤 계기가 오면 동양인에 대한 묻지 마 테러, 전쟁 시에는 인종청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제(23일) 그 일이 일어났다. 온라인에서 일베 놀이하던 청년들이 현실 세계에서 단체행동을 하러 봉하마을 추도식에 몰려왔다"며 "한밤중이었다면? 누군가 밀치고 항의했다면? 부수고 때리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정치 혐오, 민주진보 혐오가 서부지법 폭동으로 이어진 사건과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 같이 몰아내야 한다. 혐오는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본질을 지적해줬다.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플랫폼이 혐오 표현 조장해가며 광고로 번 돈을 과징금 부과하고 손해배상 (청구)해서 회수해버려야 한다. 그래야 무대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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