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서 대전 찍고 공주까지…박근혜 충청행에 여야 촉각

이준섭 기자 2026. 5. 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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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생가·"대전은요?"로 보수 상징성 부각
이장우·김태흠·김영환 후보 지원하며 세 결집
민주당 "과거 정치 소환"으로 규정하며 견제구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대전을 찾아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영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을 찾으며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충북과 대전, 충남을 잇는 박 전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힘을 싣고 핵심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읽힌다.

박 전 대통령의 충청행은 충북 옥천에서 시작됐다. 박 전 대통령은 25일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헌화한 뒤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와 전상인 옥천군수 후보 등 국민의힘 후보들을 격려했다. 옥천은 박 전 대통령의 모친인 육 여사 생가가 있는 보수 상징 공간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도와달라"며 "이 분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옥천 일정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곧장 대전으로 이동해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김다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꽃다발 환대를 받으며 선거사무소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이 후보와 약 20분간 차담을 나눴다.

대전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커터칼 피습을 당한 뒤 병상에서 던진 "대전은요?"라는 한마디가 대전시장 선거 판세를 뒤집은 상징적 장면으로 남아 있다. 대전행이 이 후보 지원을 넘어 보수 지지층의 기억을 다시 호출하는 정치적 장면으로 읽히는 이유다.

대전에서 박 전 대통령은 이 후보와의 정치적 인연을 앞세워 재선론에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후보는 저와 오랜 세월 함께한 동지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흔들림 없이 신의를 지키는 한결같은 사람"이라며 "대전시민들께서도 이 후보의 참모습을 잘 아시리라 믿고 있다"고 인물론을 보증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충남 공주 산성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며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지원 일정을 소화했다. 충남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김 후보가 맞붙는 충청권 핵심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충청권 행보를 보수 지지층 결집 카드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현 시점에서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의제 제시보다 핵심 지지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동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중도성과 유동성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보수층의 정서적 기반도 적지 않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보수 지지층의 기억과 정서를 움직일 수 있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이날 동선도 이 같은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충북 옥천에서 육 여사 생가를 찾으며 보수 정서를 환기했고 대전에서는 "대전은요?"의 기억을 다시 꺼냈다. 이어 충남 공주에서는 보수 결집 흐름을 충청권 전반으로 넓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견제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경계의 시선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 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얼마나 궁색하면 대구에 칩거하던 전직 대통령까지 대전으로 불러냈겠는가"라며 "이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다급한 행보가 애처롭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충청행을 과거 정치의 소환으로 규정하며 보수 결집 효과의 외연 확장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대전시당 선대위는 "이 후보가 바라봐야 할 곳은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시민들"이라며 "전직 대통령 뒤에 숨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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