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은 노무현, 이장우는 박근혜…대전시장 선거 진영전
균형발전 서사와 보수 결집 카드 맞대결
사전투표 앞두고 중도층 피로감도 변수

6·3 지방선거 대전시장 선거가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부터 정책 경쟁 위에 진영의 상징 자산이 포개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봉하마을에서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을 호출했고,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전 방문을 통해 보수층의 기억을 자극했다.
본선 첫 주말 허 후보와 이 후보의 행보는 각 진영의 정치적 상징성을 전면에 세운 장면으로 정리된다. 허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가치와 균형발전 메시지를 소환했다면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대전은요?"의 기억을 다시 끌어냈다.
허 후보는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자신의 정치적 스승으로 꼽아 온 노 전 대통령의 넋을 기린 뒤 허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신이 걷던 길 이제 우리가 걷겠다"면서 "더 많은 발걸음으로 사람이 먼저인 세상 반드시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상징은 충청권 선거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지역균형발전과 행정수도는 대전과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의 오래된 정치 의제이고 민주당이 지역 표심을 결집할 때 반복적으로 호출해 온 가치다. 허 후보의 봉하마을행은 대전시장 선거를 시정 교체론에 가두지 않고 민주 진영의 역사성과 균형발전 서사로 확장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이 후보는 보수 진영의 상징 자산을 선거 구도에 결합했다. 박 전 대통령은 25일 이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차담을 나눴다. 대화는 건강과 안부, 과거 인연에 맞춰졌지만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결속과 보수 결집을 환기하는 쪽에 맞춰졌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이 표심을 다지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후보는 "지역 상황에 대해 '대전은 항상 잘돼도 3%, 안 좋아도 3% 차이'라고 말씀드렸고,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첫 주말 대전시장 선거에서는 정책 경쟁보다 지지층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상징 정치가 부각됐다. 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균형발전과 민주 진영의 정통성을,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억과 보수층 결속을 각각 앞세우며 진영 결집의 포석을 놓았다.
이 같은 진영전은 29-30일 사전투표가 다가올수록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제한되면 각 캠프는 공개 판세보다 내부 판단과 조직력에 기대게 된다. 결국 핵심 지지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동원력이 승부의 관건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노무현과 박근혜라는 상징을 앞세운 진영전은 결국 사전투표 전 지지층의 위기감과 결집력을 높이려는 동원 전략의 성격이 크다"며 "사전투표에서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의 참여가 먼저 드러나는 만큼 상징 정치가 결집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중도층에는 피로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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