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 ‘억대 시계’ 여기서 꾸민다…시계줄 교체비용 50만원

지난 2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4층 ‘드몽트레’. 벽면 가득 진열된 형형색색의 가죽 스트랩(시곗줄) 앞에서 고객은 저마다 원하는 제품을 골랐다. 형광핑크와 코발트블루, 악어가죽 패턴 시곗줄까지 종류만 200여 개에 달했다.
고객이 테이블 위에 롤렉스 손목시계를 올려두자 직원은 여러 색상의 시곗줄을 손목에 직접 대보며 어울리는 조합을 추천했다. 고객은 가죽 색상과 재질, 사이즈까지 비교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바로 옆 유리 부스에서는 시계 엔지니어가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시계 부품을 정밀 점검하고 있었다. 일반 수리센터보다는 럭셔리 시계 부티크에 가까운 분위기다.
국내 럭셔리 시계 시장이 성장하면서 단순 구매 중심에서 맞춤형 관리·꾸미기인 커스터마이징 시장도 점차 열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시계 수리와 스트랩 커스터마이징을 결합한 전문 매장 드몽트레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파텍필립·롤렉스·까르띠에 등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에 대해 고객 취향에 맞춰 가죽 줄을 바꿔주는 스트랩 커스터마이징을 한다. 비용은 50만원 안팎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재질이나 색상에 맞춰 시곗줄을 제작해주기도 한다. 스위스·싱가포르 등 해외 럭셔리 시계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스트랩 부티크 개념을 국내 백화점 중 처음 도입한 것이다.

드몽트레에는 하루 평균 20건 안팎의 수리·상담 문의가 들어온다. 취향에 맞춘 시곗줄 교체는 하루 평균 9건 수준이다. 고객층은 40·50대 VIP가 많다.
롯데백화점은 드몽트레를 단순 수리 매장이 아닌 럭셔리 시계 관리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시계 구매 이후 수리-스트랩 교체-재구매까지 이어지는 ‘시계 생태계’를 백화점 안에서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이 이 같은 매장을 기획한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명품 시계 시장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페리컬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럭셔리 시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1억6700만달러(약 3조2880억원)로 추산됐다. 국내 시장은 2025~2035년 연평균 4.81% 성장해 2035년에는 36억3200만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올해 1분기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이 가운데 럭셔리 시계는 40% 늘며 전체 명품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전체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했고, 럭셔리 시계는 36.9% 늘었다.

럭셔리 시장이 커지면서 수천만 원대 하이엔드 제품을 여러 개 보유한 고객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래된 시계를 수리·점검하거나 시곗줄 등을 맞춤 제작해 변화를 주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장윤정 롯데백화점 해외시계보석팀 바이어는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 등에서는 시계 커스터마이징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국내 시장도 단순 구매를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시계를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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