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문턱 낮춘 증시 명과 암… 30조 원 유입 기대 속 밈주식 우려도

전유진 2026. 5. 25. 19: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통합계좌·한국 ETF 해외 상장에
이달에만 40조 원 던진 외국인 돌아올까
핀플루언서 추천에 급등… 변동성 우려도
그래픽=전유진 기자·제미나이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주목할 만한 기업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협력사이지만 시장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엑스(X)에서 35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미국의 한 핀플루언서(금융 인플루언서)의 지목에 반도체 장비 업체 오로스테크놀로지 주가는 이달 4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몰린 덕분이다. 그러나 급등한 만큼 낙폭도 가팔랐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5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2일엔 4일과 비교해 35.2% 급락한 2만9,050원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86% 급등한 코스피에 외국인 관심이 높아지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진입 문턱은 낮아지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명과 암이 도드라지고 있다. 이들의 투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각종 제도 개편이 예정돼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지는 한편, 투기성 자금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외국인 자금 돌아올까… 환율 안정 기대도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메리츠·신한투자·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최근 글로벌 대형 온라인 증권사인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BKR)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 대상을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까지 넓히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전날 밝히며, 집입 문턱을 더 낮출 것을 예고했다.

한국 증시 대표 상품들의 해외 상장도 예정돼 있다. 홍콩을 기반으로 하는 CSOP자산운용은 하반기 홍콩증권거래소에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홍콩시장에 한국 대표지수 추종 ETF가 상장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시장도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 레버리지셰어즈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ETF 상장 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냈다.

전문가들은 '셀 코리아'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귀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0조5,19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올해 3월 순매도(35조8,810억 원) 기록을 넘어섰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통합계좌 등을 통해 중기적으로 약 30조 원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리밸런싱(보유 비중 조절) 수요 등이 잦아들 경우 이탈 자금 상당 부분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한 외화 확보로 환율 안정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의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1과 같이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 투자자가 몰리는 주식)에 열광하는 성향이 강해 우려는 더욱 크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접근성이 커질 경우 밈 종목 쏠림이나 변동성 확대 등 투기성 자금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글로벌 리테일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만큼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등 리스크가 노출될 경우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
2021년 1월,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하며 주가를 폭등시킨 사건.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