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전북’에 비상걸린 여당 지도부…정청래 “이재명 사랑한다면 민주당 뽑아달라”

심윤지 기자 2026. 5. 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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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전북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을 좋아하고 지지한다면 민주당 후보 이원택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정 대표가 8일 만에 민주당 강세 지역인 전북을 다시 찾은 것은 전북지사 선거에서 김관영 무소속 후보와 이원택 민주당 후보의 접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정 대표의 연임 도전에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당 지도부도 총력 지원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전북 정읍에서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재명 정부, 민주당 정부와 손발을 맞춰 일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이원택”이라며 “민주당에 부족함을 느끼고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지금까지 사랑해주신 만큼 민주당 소속 후보들을 아끼고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김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두고 이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심각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대통령과 청와대를 본인의 정치적 득세를 위해 선거판에 더 이상 끌어들이지 말라”고 말했다.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는 이날 전북대 앞 유세에서 “무소속 상태로 당·정·청 사이에서 전북의 비전과 정책과 국가 예산을 조율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정 대표를 정조준하면서 스스로를 친이재명계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김관영의 당선이 정청래의 사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당대표가 전북지사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공정과 정의가 지나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전북을 찾은 것은 지난 17일 전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 이후 8일 만이다. 전북을 지역구로 둔 한 원내대표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 이 후보의 1호 공약 발표 회견에 참석한 데 이어 22일에도 전북 각지를 돌며 기초단체장 유세를 지원하는 등 주말 내내 전북에 머물렀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이날 김 후보를 돕는 권리당원 3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며 내부 단속에도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북지사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는 건 두 후보가 초박빙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전북 거주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ARS 조사 결과 44.1%의 지지도를 얻은 김 후보와 40.0%를 얻은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KBS전주방송총국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8~20일 전북 거주 성인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전화면접 조사에서도 이 후보 지지도(39%)와 김 후보 지지도(37%)가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호남 지역 한 의원은 “같은 호남이라도 전남과 달리 전북은 무소속 후보를 잘 찍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막판으로 갈수록 민주당 후보로의 결집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호남 지역 의원은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이 후보 지지율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전북지사 선거 판세가 민주당 심판보다 정 대표 공천 정당성에 대한 평가 성격이 짙다고 본다. 김 후보는 당이 자신의 대리비 지급 의혹에 대해선 하루 만에 전격 제명 결정을 내린 반면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날 전주 유세에서는 정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김 후보 지지자와 이를 제지하려는 이 후보 지지자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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