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골단’ 인사를 공공연구기관 이사 임명한 미 국무부

미국 국무부가 ‘윤석열 체포 반대’ 백골단 활동을 한 김정현 반공청년단장을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이사로 임명했다고 한다. 하와이대학교 내에 위치한 동서문화센터는 미 의회가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 간 상호 이해와 교류·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1960년 설립한 공공연구기관이다. 이사회 멤버 18명 중 5명을 미 국무부 장관이 지명하는데, 최근 마코 루비오 장관이 김 단장을 이사로 지명했다. 12·3 내란을 극단적으로 옹호한 인사를 공공기관 이사에 앉히는 게 동맹국인 한국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한·미 이중국적자인 김 단장은 지난해 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때 백골단을 결성해 저지하려 했다. 그는 지난해 1월9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주선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흰 헬멧과 무릎보호대 차림으로 나와 “‘백골단’을 예하 부대로 두고 대통령 관저 주변을 감시하는 자경단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같은 날 SNS에 올린 글에선 “저녁 6시30분 대통령 관저 앞에서 출범식 및 도열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며 “신규가입 희망자분들은 2~3시간 전에 와서 하얀 헬멧을 쓴 사람들을 찾아 문의 달라”고 했다.
이들이 이승만 정권 때 백색테러를 일삼은 정치깡패, 전두환 정권 때 민주화 시위를 폭력 진압한 사복 체포조를 떠올리게 하는 ‘백골단’을 자처하자 큰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윤석열 지지 집회 진행자마저 “백골단이라는 이름이 대체 뭐냐”면서 “하려면 당신 혼자 개인적으로 하라”고 했다. 윤석열을 옹호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막장이었던 셈이다. 그는 윤석열 파면과 이재명 정부 출범 뒤인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트루스포럼 주최 행사에서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서 국회를 해산하고, 그 이후에 우리가 선거 관리를 미8군한테 부탁할 수가 있고”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이 김 단장을 지명한 속뜻과 경위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한·미관계에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은 윤석열 파면 이후 12·3 내란을 빠르게 극복하고 있으나 김씨 등 극우의 준동은 아직도 국민적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이런 사람을 공공연구기관 이사로 임명하는 걸 평균적인 한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국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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