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후폭풍…스타벅스 논란 정치권 공방 가열
李 대통령 "인두겁 쓰고 할 일 아냐"
국민의힘 "李 선거개입 중단해야"
與 "국힘 본질 흐리는 억지 프레임"

이재명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데이' 마케팅를 열어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코리아를 다시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의 글을 인용한 뒤 스타벅스코리아가 세월호 참사 추모일인 2024년 4월 16일 '사이렌 머그잔'을 출시한 점을 문제 삼고 "인두겁을 쓰고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사이렌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어로, 스타벅스가 1971년 창립될 때부터 로고에 쓰였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신화에서 노래로 배를 난파시키는 사이렌(Siren)을 세월호 참사일 이벤트에 사용했다"면서 "세이렌은 스타벅스 로고인물이지만 4월 16일에 이런 짓을 했다는 건 천인공노할 악행"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탱크 데이' 마케팅을 진행해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표가 경질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까지 직접 사과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공개 비판했고, 이틀 뒤 20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광주 5·18 문제 표현이나 또는 참혹한 피해자에 대한 표현,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 있냐는 것들이 상당히 많이 벌어진다"고 했다.
지난 2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5·18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악의적 가짜뉴스, 아울러 국가폭력 범죄를 미화하거나 희생자를 모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익선동 한옥 거리 등을 깜짝 방문해 근처 커피 매장을 찾아 키오스크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며 "거기 커피 아니지요?"라고 묻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정부와 여권의 스타벅스코리아 비판 수위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1월 '동반성장 주간 기념식'에서 스타벅스코리아가 받은 국무총리 표창의 취소 여부를 논의했다. 다만, 표창 취소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안전부, 국가보훈부, 국방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들은 스타벅스 이용을 금지·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여당인 민주당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발생한 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 등을 계기로 관련 법 개정 추진에 나섰다.
민주당 정진욱 의원과 전진숙 의원은 최근 5·18민주화운동 왜곡·비방·조롱 행위와 피해자·유족 대상 2차 가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정청래 대표도 지난 20일 국회에서 "선거 기간 중이라도 가장 빠른 속도로 개정법을 내야 되겠다"고 강조하며, 5·18 왜곡과 희생자 모욕 행위에 대해 보다 강력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대통령의 특정 기업 공개 비판이 과도한 정치 공세라고 반발한 반면, 민주당은 "저급한 정치 수준"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재판취소 특검에 분노한 민심을 스타벅스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용 인민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이번 선거 죽창가의 대상은 스타벅스다. 죽창가냐 스타벅스냐. 국민들께서 심판해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언석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스타벅스, 무신사 저격 등 SNS 정치가 폭주하고 있다"며 "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민생 경제를 돌보는 데 전념하길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5·18을 술 먹고 사람을 때린 사건의 알리바이처럼 사용하는 것은 괜찮고, 기업 마케터의 경솔한 기획에는 국가 권력이 총동원되어야 하느냐"면서 "'과유불급 물극필반' 선거를 앞둔 과잉 대응과 선택적 대응은 국민들에게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임세은 선임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또다시 본질을 흐리는 억지 프레임으로 대통령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마녀사냥'과 '독재'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국민 통합을 해치는 혐오, 참사 조롱, 극단적 선동에 대해 대통령이 우려를 표하는 것마저 정쟁으로 왜곡하는 저급한 정치 수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박지혜 대변인도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장동혁 대표가 스타벅스의 '5·18 폄훼 마케팅'에 대한 정당한 비판에 대해 '대통령이 주도하는 국가폭력'이라며 도를 넘은 막말과 왜곡 선동에 나섰다"면서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비판하기 전에, 12·3 내란이 보여준 진짜 국가 폭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