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준다고 해도” 한국 과학 인재 1288명 ‘우르르’ 이탈…대체 무슨 일이

구본혁 2026. 5. 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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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 R&D 모습.[헤럴드DB]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평균 9천만원 이상 연봉과 출퇴근 자유 조정까지 가능한데 이탈자는 늘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떠나는 과학자들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자료에 따르면 23개 출연연에서 지난 5년간 연간 250여명 규모로 1288명이 자발적 이직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다수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학은 출연연에 비해 정년이 길고 연구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출연연 연구자들이 현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이나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 신입 초임 및 평균 연봉 현황.[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23개 출연연의 1인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적게는 8000만원대에서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의 평균보수는 기본급, 고정수당, 실적수당, 복리후생비, 성과상여금, 경영평가 성과급을 합친 금액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열악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기업이나 학교에 비해 급여가 낮고 공무원‧사학연금에 비해 연금도 적다. 특히 출연연 연구자들의 평균 초봉은 4000~5000만원대 초반 수준이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연구원 초임은 대기업의 60~70% 수준이며 1인당 평균급여도 대기업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연봉 인상은 공무원과 동일하게 매년 1~2%대에 머물러 있다. 저연차 연구자들의 경우 50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2% 인상되도 월 10만원도 오르지 않는다. 평균연봉이 3억에 달하는 의사들이나 삼성, SK, LG 등 대기업 연구원들에 배해 턱없이 적다.

출연연 한 연구자는 “대기업에 취직한 동기들보다 월급도 훨씬 적고 억대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면서 “정부가 과학자들의 처우를 개선한다고 하지만 실제 체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과학기술 출연연 연구개발 모습.[헤럴드DB]

정년도 짧다. 출연연 과학자들의 정년은 만 65세에서 61세로 줄었고 2015년부터는 임금피크제도 적용됐다. 가뜩이나 열악한 연봉이 더 줄어든 셈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 되면서 연구수당과 같은 성과급 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젊은 연구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지난해부터 중국이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앞세워 출연연 인재를 무차별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정년이 임박한 석학 대상으로 했던 것이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고연봉과 연구비를 내세운 반복적 영입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 실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226건, 한국재료연구원 188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127건, 국가독성과학연구소 114건 등 기관별로 수백통의 포섭 메일이 발송되기도 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중국은 ‘과학굴기(科學崛起)’를 기치로 자국 인재 양성과 해외 우수 인재 유치에 막대한 자원을 집중하고, 성과 기반의 연구개발 체계를 통해 기술혁신과 과학기술 리더의 탄생을 촉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단기적 시장 논리와 관행적 투자 패러다임을 넘어,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혁신 영웅과 과학기술 르네상스의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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