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카카오택시, 피지컬AI 전환 '사활'

안정훈 2026. 5. 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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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HD현대와 협약
플랫폼 압박에 택시 사업 정체
물류·배송 매출이 첫 추월
상장 지연 속 몸값 재평가 승부수

카카오모빌리티가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분야였던 택시 사업이 규제와 수수료 논란에 노출된 데다, 매출 성장성도 둔화하면서다. 자율주행, 로봇 배송, 물류 관제 분야의 AI 기업으로 외연을 넓혀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카카오모빌리티의 구상이다.

 ◇ LG이노텍 등과 잇딴 피지컬AI 협력

25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LG이노텍과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제 주행 데이터 인프라와 LG이노텍의 고정밀 센싱 솔루션을 결합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도 물류 현장에 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협력에 나섰다. 두 회사는 자율주행 이동로봇(AMR), 무인운반차(AGV), 무인 지게차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제하는 모델을 실증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연이어 피지컬 AI 관련 협력을 발표하는 건 기존 택시 호출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져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올해 1분기 매출(1826억435만원)에서 그동안 회사의 주력이던 택시 중심의 ‘모빌리티 서비스’ 비중은 31.5%로, 물류·배송·대리 등이 포함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32.2%)에 처음 추월당했다.

라이프스타일 부문의 매출 비중(매년 1분기 기준)은 2024년 28.5%, 지난해 30.2%, 올해 32.2%로 매년 우상향하고 있다. 직영 택시와 주차 사업 등이 묶인 ‘모빌리티 인프라’ 비중은 2024년 1분기 34.7%에서 올해 1분기 30.5%까지 줄곧 하락세다.

택시 사업을 둘러싼 규제 부담도 사업 전환 배경이다.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압도적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수수료 체계, 가맹택시와 일반택시 간 배차 형평성, 콜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산업은 규제가 강하고 기사와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도 많다”며 “플랫폼이 수익원을 넓히기 어려운 부담스러운 산업”이라고 말했다.

 ◇ “규제 리스크에 기술기업 재평가 시도”

상장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투자자의 자금 회수 압박을 덜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피지컬 AI 사업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최대주주는 카카오지만 TPG 컨소시엄, 칼라일 등 글로벌 재무적 투자자(FI)도 각각 2017년, 2021년부터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나 지분 매각을 통한 ‘엑시트’ 요구가 커질 수 있는 시점이다. 한때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중복 상장이 어려운 자본시장 환경이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 전략이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택시 호출 플랫폼으로 평가받으면 규제 리스크와 시장 규모 한계가 부각된다. 반면 자율주행, 로봇, 물류 자동화, 디지털트윈을 결합한 기술 기업으로 인정받으면 또 다른 성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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