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경차·친환경차 인기…유지비 아끼는 소비 몰린다
경차 등록도 반등…"연료비 부담에 실속형 소비 확대"

직장인 김모(32) 씨는 최근 SUV차량에서 전기 경차로 출퇴근 차량을 바꿨다. 계속 오르는 기름값과 차량 유지비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기름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 유지비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며 "혼자 출퇴근할 때는 큰 SUV보다 전기 경차가 훨씬 경제적이라고 판단해 차량을 바꿨다"고 말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차량 시장 소비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연료비와 유지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높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경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 89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7% 증가했다. 고유가 상황 속에서 유지비 절감 효과가 부각되며 친환경차 수요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테슬라는 국내 시장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와 기아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8위까지 올라섰다. BYD는 지난해 4월 판매량이 543대 수준이었으나 올해 2023대 판매하며 1년 만에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출 시장에서도 친환경차 강세는 이어졌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은 9만 5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5만 8046대로 24.5% 증가하며 전체 친환경차 수출의 64%를 차지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인기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당근마켓의 통계를 보면 지난 3-4월 전기차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0.4% 증가했다. 거래 완료 기간도 평균 16.7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8일보다 8.1일 단축됐다.
업계에서는 고유가 장기화가 유지비 절감 수요를 키우며 친환경차와 경차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도 처음으로 전체 차량의 10%를 넘어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하이브리드 등록 대수는 272만 7895대로 전체 차량의 10.2%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24%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역 기름값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날 대전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999.48원으로 전일보다 0.71원 상승했다. 경유 평균 가격도 ℓ당 1995.79원으로 하루 전보다 0.48원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 선에 바짝 다가서며 운전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위축됐던 경차 시장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를 보면 올 1-4월 경형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 84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했다. 이 중 기아 레이(EV 포함)가 1만 7311대로 판매 1순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량 구매 기준이 단순 디자인보다 연료비와 유지관리 비용 등 실속성 소비로 바뀌고 있다"며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친환경차 수요 확대 흐름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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