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후 정상화 가능할까···“당분간 높은 가격 유지될 것”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실질적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전 세계 유가 안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골자로 한 합의에 원칙적으로 도달했으나, 해협의 선박 통행 재개 시기와 유가 안정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검토하고 있는 양해각서(MOU) 초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을 30일 이내에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MOU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을 연장한 60일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를 제거하고 재개방해야 한다. 다만 아직 이란이 이 합의에 서명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5% 이상 하락했다. 원자재 데이터 회사 스파르타커머디티스의 수석 석유시장 분석가인 준 고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타결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는 원유 1억 배럴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하지만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원유 수송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폭격으로 파괴된 에너지 기반 시설 복구,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된 기뢰 제거, 고갈된 원유 재고 확충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하마드 후세인은 “에너지 관련 시설이 피해를 입은 점 등을 고려하면 공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렵다”며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당분간 유가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며 상황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다른 해군 강대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제거 선박과 장비를 투입하는 것에만 수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IEA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등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보험사들이 선박 호송과 기타 안전 조치를 요구하면서 운송의 지연이 발생하고 물류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CEO)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는 즉시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량이 전쟁 이전 수준의 80%에 도달하는 데에 약 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완전한 수송량 회복은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반관영 통신사인 ISNA는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지난 24시간 동안 선박 33척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했다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지네(비용)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바가이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에 관해 ‘통행료’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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