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련하다" 악몽 잊고 마운드 오른 정해영, KBO 새 역사 써냈다
2군 복귀 후 11경기만 마무리 기회
"결과 후련…스스로 막아내 기뻐"

“속이 후련합니다.”
정해영이 마침내 KBO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24세 9개월 1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150세이브 고지를 밟은 것이다. 이는 오승환이 보유했던 기존 최연소 기록(26세 9개월 20일)을 2년 가까이 앞당긴 대기록이다. 지난 4월 5일 NC전에서 149세이브를 달성한 이후 49일 만에 써 내려간 위업이다.
정해영의 복귀는 극적이었다. 2군에서 심기일전하며 재정비를 마친 그는 돌아오자마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군 복귀 후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포함해 중간 계투로 11경기 13.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35라는 짠물 투구를 펼쳤다. 특히 재정비 전 145~147㎞ 수준이었던 구속은 최고 152㎞까지 올라왔고, 제구까지 탄탄해지며 타자와의 정면 승부를 즐기는 강심장이 됐다.
이범호 감독 역시 이러한 변화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대기록까지 단 1세이브만을 남겨놓은 만큼, 언젠가 다시 마무리로 오를 것은 자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24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전 경기까지 연투한 성영탁 대신 정해영이 마무리로 대기할 예정이다”며 “지금까지 중간에서 잘 던져줘서 고맙다. 마무리 보직과 관련해 부담이 큰 상황인데, 기록을 세워야 심리적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정해영의 마무리 등판을 예고했다.
그렇게 9회까지 3-0의 리드를 가져가고 있는 상황,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대기록 달성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개막전 당시 SSG를 상대로 6-3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악몽이 정해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9회 등판한 정해영은 상대 선두 박성한에게 안타, 후속 타자 정준재에게 2루타를 내주며 무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에레디아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3-2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정해영은 “1군 복귀 후 무실점 행진이 이어지다 보니 언제 점수를 줄지 몰라 긴장했다”며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해 카운트 싸움이 불리해지며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것이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150세이브를 기록해 마음이 후련하다”며 “더 빨리 달성하고 싶었는데 늦어진 점은 아쉽지만, 팀의 위닝 시리즈와 스윕을 지켜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랑이 군단의 뒷문은 당분간 ‘느슨한 더블 클로저’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성영탁이 주전 마무리를 맡되, 연투로 등판이 어려울 때는 정해영이 뒷문을 걸어 잠근다.
정해영은 “과정이 조금 삐그덕거렸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막아내 만족한다. 결과만 생각하겠다”며 웃어 보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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