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2000척 동중국해서 대형 벽 만들어… 회색지대 작전" 日 언론 보도
대형 형성 전후 중국군 대만 포위 훈련
"해상 민병, 대만 넘어 한국 표적 될 수도"

중국 어선이 2024년 10월부터 여러 차례 동중국해에서 대형 벽을 형성하는 훈련을 벌였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대만 유사시를 대비해 중국군을 지원하려 '그레이존(회색지대) 작전' 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약 2,000척의 중국 어선들은 2024년 10월 19일부터 3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동중국해에서 수백㎞에 달하는 대형을 형성했다. 아사히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이용해 해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피싱워치(GFW)' 데이터와 위성사진을 통해 중국 어선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중국 어선에 의한 첫 번째 벽은 2024년 10월 19일에 생겼다. 어선 약 770척이 집결해 수백㎞의 세로 대형을 만들었고, 이 대형은 24시간 유지됐다. 중국군은 대형이 형성되기 닷새 전인 같은 달 14일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전후에는 이보다 더 많은 2,000여 척의 선박이 약 470㎞에 걸쳐 역(逆) L자형 벽 2개를 세웠다. 중국군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 훈련을 벌이기(12월 29일) 불과 며칠 전이었다.
대형 벽 훈련은 올해도 이뤄졌다. 1월 11일에는 약 1,400척이 220㎞의 대형을 만들었고, 3월 2일 전후에는 1월보다 100㎞가량 긴 대형을 세웠다. 3월에 만든 대형은 일본 규슈 쪽에서도 확인됐다.

어선들의 대형 형성은 중국 해상 민병의 훈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상 민병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부터 존재한 중국군 보조 준군사조직이다. 규모만 약 20만~30만 명에 이른다는 연구도 있다. 훈련에 참가했던 한 선장은 아사히에 "나는 민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장의 어선 선내에는 중국 공산당 입당 선서 패널이 걸려 있었다. 중국 해양 전문가인 마스오 지사코 규슈대 교수는 아사히에 "해상 민병이 해상에서 줄지어 늘어서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며 "일본과 영토 분쟁이나 대만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되는 것이 해상 민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상 민병인 어민들은 일반 어선으로 위장한 채 중국 해경선과 함께 영유권 분쟁 해역 등에 투입돼 상대국 선박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러한 활동은 군의 직접적인 무력행사와는 구별돼 '그레이존 작전'으로 분류된다. 미국 지리공간 정보분석 업체 인제니스페이스의 제이슨 왕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들은 해상 정보 수집과 정찰을 수행해 중국군의 눈과 귀가 된다"며 "대만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어선들의 움직임을 볼 때 해상 민병 훈련이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대만 맞은편인 푸젠성 일대가 아니라 일본에 더 가까운 저장성에서 출항하는 어선이 많기 때문이다. 마스오 교수는 "(벽을 만드는 행동의) 주된 목표는 일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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