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보다 제도 개선 먼저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자고 말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이후 정부부처 관계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사회적 협의체가 만들어졌고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조정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 절차를 거쳐 현행 기준인 '만 14살'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이런 권고안에도 촉법소년 문제를 둘러싼 비판여론이 여전히 높다. 먼저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론 소년범죄 흉포화에 대한 대중적 공분과 사법 정의실현이라는 명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는 이른바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질러도 형법상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촉법소년으로 인정된다. 이런 법률 때문에 소년범죄가 최근 잔혹 범죄로 이어지면서 살인이나 성폭력과 같은 조직화한 강력 범죄로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범죄도 늘어나고 있어 소년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여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하도록 바꾸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법학자와 아동·청소년 복지 전문가를 중심으로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행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화와 보호'라는 원칙에서 출발하고 있는 현재의 소년범죄를 '응보와 처벌'이란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보자는 주장인 셈이다. 소년범죄 건수가 2022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더라도 강력 범죄가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촉법소년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고 형사처벌 전과 기록이 남지 않을 뿐이며 소년원 송치와 같은 신체 구금은 지금도 이루어진다.
소년교도소·소년원과 같은 인프라 확대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또한, 경남처럼 가정법원이 없는 지역엔 소년법원을 설치해 소년범죄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체계를 갖추어져야 한다. 특히 소년범죄가 흉포화한다는 주장 이전에 경찰과 학교현장에서 대응인력이 있어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