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에너지난’ 쿠바에 중국 쌀 1만5000톤 도착···역대 최대 규모

미국의 봉쇄로 심각한 식량·전력난을 겪고 있는 쿠바 아바나 항에 중국이 보낸 쌀 1만5000t이 도착했다. 중국이 쿠바에 약속한 총 6만t 규모의 지원 물자 가운데 첫 번째 물량이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이 고귀한 연대의 손길은 전국 각 주와 특별자치구 후벤투드섬 수백만 소비자는 물론 의료·교육 기관에도 공급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어 “우리를 이어주는 진실한 우정과 협력의 유대는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더욱더 굳건해지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화신 주쿠바 중국대사도 이날 쿠바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이번 지원은 최근 수년간 중국이 쿠바에 제공한 최대 규모의 식량 원조”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1월 쌀 6만t과 함께 긴급 지원금 8000만달러(약 1207억원)를 쿠바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강도 압박으로 인해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은 1962년부터 시행 중인 포괄적 무역 봉쇄에 더해 지난 1월 대쿠바 석유 금수 조치를 발표했다. 쿠바는 원유 수요 상당 부분을 베네수엘라에 의존해왔는데, 이를 차단한 것이다. 쿠바의 하루 원유 소비량은 10만배럴로 자체 생산은 4만배럴에 불과하다. 연료 고갈로 전력망이 한계에 몰리면서 최근에는 하루 20시간 넘는 정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서는 쿠바 국영 기업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2차 제재, 쿠바 관리들의 미국 내 자산 동결을 발표했다. 지난 20일엔 쿠바 혁명 주역인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30년 전 미국 시민 살해 혐의로 기소하는 등 정치적 압박도 이어갔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이 쿠바에 대한 군사 개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폴리티코)도 나온 데 이어 미군 항공모함 전단이 쿠바 앞바다에 배치됐다. 쿠바 정부는 공습 상황 대처 요령이 담긴 생존 지침서를 배포했다.
다만 디아스카넬 대통령 축출은 지난 1월 당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압송 작전만큼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뚜렷한 대체 세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올랜도 페레즈 미국 텍사스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쿠바의 안보 체계는 잠재적 경쟁 세력이나 대안 세력을 조직적으로 해체해 왔다”고 말했다. 쿠바 군부는 베네수엘라군보다 조직 결속력과 이념적 충성도가 훨씬 강한 것으로 평가되며, 외부 개입에도 더 강하게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쿠바는 냉전 시기 구소련과의 협력을 통해 감시·정보 역량을 고도화했으며, 최근에는 중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서 더욱 발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142347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172026015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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