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인데 왜”…광양 표심, 정청래까지 불렀다

박성원 선임기자 2026. 5. 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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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 5일장서 ‘기호 1번’ 지지 호소
민선 5기부터 16년 내리 무소속 당선
“정당보다 인물”…‘민주당 무덤’ 평가
외지 인구 유입·산업 경제 논리 작동
전남 내 타 지역과 결 다른 정치지형
민주·혁신·무소속 3파전 표심 공략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전남 광양시 옥곡5일장에서 민주당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정인화 광양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며 선거운동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24일 전남 광양 옥곡5일장을 찾은 것은 단순한 지원 유세 이상의 의미로 읽힌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그것도 전남 지역에서 당 대표가 지방선거 막판까지 직접 장터를 돌며 "기호 1번을 몰아달라"고 호소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광양은 민주당에게 까다로운 지역이다. 실제 광양시장 선거는 민선 5기부터 8기까지 16년 동안 내리 무소속 시장이 당선된 전국적으로도 드문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정인화 시장 역시 당선 당시엔 무소속이었지만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광양을 두고 "정당보다 인물 경쟁력이 강한 도시"라는 평가 속에 '민주당의 무덤'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민주당·혁신당·무소속 3파전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 소속 현직 시장인 정인화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고 있지만, 무소속 박성현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박필순 조국혁신당 후보까지 가세하며 3자 구도가 형성됐다.

정 대표가 광양 유세에서 "무소속 가지고는 안 된다", "예산과 법은 민주당이 한다"고 반복한 것도 이 같은 지역 특수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브랜드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광양 민심을 향해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광양 표심'이 다른 이유
광양의 정치 지형은 전남 다른 지역과 결이 다르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산업도시 특성이 꼽힌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자리 잡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인구가 유입됐고, 특정 지역 정서보다 산업·경제 논리가 강하게 작동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실제 지역 정치권에서는 "광양 유권자는 정당보다 일 잘하는 후보를 본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포항 중심의 철강 산업 구조와 연결되며 영남권 출신 인구 유입도 꾸준했다. 이 때문에 광양은 전남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정당 득표율이 10% 이상 높게 나타나는 지역으로 꼽힌다.

반복된 민주당 공천 갈등
여기에 민주당 내부 갈등도 반복돼 왔다. 후보 공천 때마다 탈락 세력이 무소속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선거 공식처럼 굳어졌다. 이번 선거 역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전화방 운영 의혹'이 변수로 작용했다.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박성현 후보가 경선 자격을 박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반민주당 표심뿐 아니라 비명(非明)·비주류 성향 표심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광양시의원 공천과정에서도 후보별 가점, 감점 부여를 놓고 잡음이 일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광양 선거는 민주당 대 보수 구도가 아니라 민주당 대 비민주당 연합 구도에 가깝다"는 말까지 나온다.

'행정'이냐 '경제'냐…인물 경쟁 치열
이번 선거는 3명의 후보 경쟁력도 뚜렷하게 갈린다.

정인화 후보는 현직 시장 프리미엄과 행정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국회의원과 시장을 모두 경험한 이력을 기반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대에 시정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광양만권 개발과 도시 인프라 사업의 연속성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박성현 후보는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출신 경력을 내세워 '경제시장'을 자처한다.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과 투자 유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배치하며 "정당이 아닌 시민 후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박필순 후보 역시 복지와 민생 공약을 앞세워 틈새 표심 공략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일부와 개혁 성향 유권자를 흡수할 가능성이 변수로 거론된다.

"선거는 지금부터"…막판 변수 여전
광양시장 선거는 전통적으로 막판 변동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광양 선거는 마지막 일주일에 뒤집힌다"는 말이 반복된다.

실제 역대 선거에서도 초반 우세 후보가 막판 조직 결집과 부동층 이동으로 패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산업단지 노동자층, 외지 출신 유권자, 중도 성향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구조상 고정 지지층보다 후보 경쟁력과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 역시 광양을 단순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지 못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직접 장터를 돌며 "같은 당 시장론"을 꺼내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양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역대 선거에서도 여러 차례 흐름이 바뀌다가 투표를 일주일가량 앞두고서야 최종 구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로서는 특정 후보의 우세를 단정하기보다 본격적인 승부가 이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