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 합의 불발에도… 미국, 북한 쏙 빼고 이란만 성토
비핵화 노력 포기했다는 의구심 사기도
미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북한 비핵화’
최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 회의에서 NPT 체제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하려던 회원국들의 시도가 불발에 그쳤다. 핵무기 보유국을 자처하는 북한 그리고 핵무기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란을 둘러싼 의견 대립 탓이었다. 미국 행정부는 이란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은 반면 북한에 관해선 침묵을 지켜 눈길을 끈다.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토미 피콧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NPT 회원국들이 2026년 평가 회의 결과로 최종 문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특히 이란을 겨냥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조치를 지속적으로 불이행하고 정당성 없이 핵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 도출 실패는 더욱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다만 국무부 성명에 북한 관련 내용은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차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불렀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며 비핵화 노력을 포기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미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NPT 평가 회의 의장을 맡은 도흥비엣 주(駐)유엔 대사는 지난 22일 “각국 대표단 발언을 청취한 결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문은 채택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뒤 폐회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북한, 이란 등 지역 핵 문제와 핵 군축 의무 이행을 둘러싼 대립 속에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우리 정부 대표인 김상진 주유엔 한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재확인됐어야 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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