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집서 회의했다며 혈세 쓴 지방의회 의장님 [장막 속 지선⑥]

강서구 기자 2026. 5. 2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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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6·3 지선 묻힌 이슈 잊힌 이슈⑥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지방의회 민낯 3막
지방의원 보수만큼 일하나
2024년 평균 의안 발의 건수
서울시의원 평균 5.5건 기록
8개 특별시·광역시 중 7위
서울 자치구의원 평균 4.5건
업무추진비 대부분 밥값으로

지방의회 의원들이 '의정활동비'만 받는 건 아니다. 지방의회를 이끄는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은 업무추진비도 챙긴다. 문제는 이들이 업무추진비의 상당액을 '밥값'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자치구 의장은 김밥집에서 회의를 했다면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기도 했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6·3 지방선거 특별기획 '지방선거 분석: 묻힌 이슈 잊힌 이슈'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지방의회 민낯 3막에서 업무추진비 논란을 살펴봤다.

☞ 視리즈_지선 묻힌 이슈 잊힌 이슈
1편_지선서 실종된 가치와 혈세 150억원
2편_지선 공약이야 총선 공약이야 '짜깁기 고수들'
3편_재탕 삼탕에 뒷북까지…공약 '20년 흑역사'
4편_ '지방의회 고질병' 아시나요?
5편_ 연 의정비만 7530만원…그래도 겸직 가능한 서울시의원들
6편_ 김밥집서 회의했다며 혈세 쓴 지방의회 의장님

2024년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1인당 의안 발의 건수는 특별시·광역시 중 7번째로 적었다.[사진|연합뉴스]
우리는 6·3 지방선거 특별기획 '지방선거 분석: 묻힌 이슈 잊힌 이슈'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지방의회 민낯 2막에서 지방의회 의정비를 분석했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받는 보수는 적지 않았다. 간략하게 복기하면,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의 의정비(월정수당+의정활동비)는 7530만원(월평균 627만5000원). 서울시 25개 자치구 의원이 받은 보수도 5346만원(월평균 445만5000원)에 달했다.

꽤 많은 보수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를 통해 발표한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전체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 총액은 420만6000원(1~12월 평균)이었다. 서울시 지방의원들의 보수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소득보다 적게는 5.9% 많게는 49.9% 웃돈 셈이다.

서울시 지방의원들의 보수만 많은 것도 아니다. 행정안전부 '내고장 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시를 포함한 8개 특별시·광역시 지방의회 의원들의 평균 보수는 2025년 6731만원이었다. 9개 도 지방의회 의원의 보수는 6684만원, 인구 50만명 미만 일반시 의회 의원은 5377만원을 받았다. 인구 5만명 미만 군의회 의원도 4172만원의 의정비를 챙겼다.

지방의원의 의정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의정활동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2024년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해 의정활동비 상한선을 광역의회는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기초의회는 월 11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자 지방의회는 앞다퉈 의정활동비를 법정 상한선까지 인상했다.

월정수당도 매년 공무원 보수 상승률만큼 인상하고 있다. 문제는 지방의원들이 많은 보수를 받는 만큼 지역주민을 위한 활동도 활발하느냐다.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이를 엿볼 수 있는 것이 지방의원의 1인당 의안 발의 건수다. 이 또한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이 몰려 있는 서울특별시의회와 25개 자치구 의회를 통해 분석해보자.

'내고장 알리미'에 따르면 2024년 서울특별시의원 1인당 평균 의안 발의 건수는 5.5건을 기록했다. 그해 8개 특별시·광역시(광주·대구·대전·부산·서울·세종·인천) 의원 1인당 평균 의안 발의 건수 7.8건을 크게 밑돌았다. 8개 특별시·광역시 의회 중에선 대구(2.6건)를 제외하면 가장 적었다. 의원이 20명에 불과한 세종특별자치시 의원들이 1인당 평균 16.2건의 의안을 발의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의회 의원의 사정도 비슷했다. 1인당 평균 의안 발의 건수는 4.5건으로 광역시 자치구 평균 5.2건보다 적었다. 서울시 지방의원들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돈값을 안 한 셈이다.[※참고: 2024년 서울시특별시의회 의원의 보수는 7405만원으로 8개 특별시·광역시 의회 평균 6639만원을 766만원 웃돌았다. 25개 자치구 의회 의원들이 받은 보수는 5233만원으로 광역시 의회 의원(4682만원)보다 551만원 더 많았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지방의원 발의 의안은 주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조례·규칙·결의안 등을 의회에 제안하는 것"이라며 "입법과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은 지방의회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회 의원이 발의한 조례의 내용, 주민에게 미친 영향 등을 평가해야 한다"며 "유럽 일부 국가에선 의정 활동 실적에 따라 회의 수당 등 보수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지방의원의 의정을 평가해 보수를 차등 지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방의회를 이끄는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은 여전히 업무추진비의 상당 부분을 '밥값'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의회 A의장은 지난 4월 업무추진비로 394만1780원(35건)을 사용했는데 56만239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식사비로 썼다. '현장업무 추진 수행직원 노고 격려 식사비 지급' '○○ 관련 간담회비 지급' 등 사용 목적은 조금씩 달랐지만 주된 사용처는 밥을 먹는 것이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시 B자치구 의장은 저녁 10시에 통닭집에서 15명과 간담회를 했다며 44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커피숍·김밥집 등에서 의장을 포함한 2명이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경기도 광주시의 한정식 식당까지 가서 간담회를 열었다. C자치구 의장도 저녁시간 부대찌개 식당과 김밥집에서 의회 현안을 논의했다며 업무추진비를 지출했다.

[사진|뉴시스]
이렇게 매년 수천만원의 의정비를 받는 지방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은 매달 수백만원의 업무추진비까지 꼬박꼬박 쓰고 있다. 그런데도 지방의원은 여전히 겸직을 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에서 겸직을 금지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지방의원이 당선 전 다른 직업을 갖고 있었거나 당선 후 다른 직職에 취임한 경우 지방의회 의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면 된다.

그렇다면 지방의회 의원들의 겸직 현황과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혹시 이해충돌의 문제는 없을까. 이 질문의 답은 6·3 지방선거 특별기획 '지방선거 분석: 묻힌 이슈 잊힌 이슈'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지방의회 민낯 4막에서 서울특별시의회와 25개 자치구 의회 의원의 겸직 현황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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