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싱가포르 넘어 세계 1위 가려면?… “산업은행 이전 통한 해양금융 허브 시급”

도남선 기자 2026. 5. 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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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물동량 중심의 양적 성장 한계 직면…말레이시아·중국 등 거센 추격
- “소규모 지역 투자기구로는 체급 한계, 산은 이전해 글로벌 자본 생태계 갖춰야”
부산항 신항 전경.(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이 단순 물동량 중심의 성장을 넘어 ‘세계 1위 환적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KDB산업은행(산은) 부산 이전을 필두로 한 ‘메가 해양금융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해운·물류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은 총 2488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환적 물동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410만TEU를 기록, 싱가포르에 이어 글로벌 2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했다. 이는 부산신항을 중심으로 한 꾸준한 인프라 확충과 최근 3년간 14조 원에 달하는 부산시의 투자유치 노력이 시너지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금이 오히려 ‘골든타임’이자 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탄중팔레파스항 등 신흥 항만들의 맹추격과 중국 주요 항만의 팽창,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등 대외적 위협 요인이 도처에 널려 있어 인프라 확충에만 의존하는 양적 성장 모델은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부산항이 글로벌 경쟁에서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열쇠로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대형 금융 허브 조성을 지목하고 있다. 세계 1위 환적항인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항만의 물류 처리 능력에 막강한 금융·산업 생태계가 결합되어야만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 해운 업계 관계자는 “산은 부산 이전은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을 넘어, 물류 생태계에 필요한 대규모 자본을 공급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뚫어주는 거대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해양금융 허브로의 도약 없이는 세계 1위 환적항 달성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 기반의 소규모 투자기구로는 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금융 허브들과의 체급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단편적인 우회 전략이 자칫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산은 이전의 동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항만 및 금융 전문가들은 “부산항의 세계 1위 도약을 위해서는 스마트 항만 고도화 및 가덕도신공항과 연계된 복합물류체계(트라이포트) 완성 등 메가 인프라 전략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여기에 산은 이전이라는 강력한 금융 엔진을 결합하는 거시적 차원의 통합 생태계 조성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부산=도남선 기자 aegook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