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150SV 마무리의 하소연…“영탁이가 너무 어마어마하네요”[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6. 5. 25. 12: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IA 정해영이 지난 24일 광주 SSG전에서 통산 150세이브를 기록한 뒤 인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정해영(25·KIA)은 지난 24일 광주 SSG전에서 통산 150세이브를 거뒀다. 2001년 8월생인 정해영은 24세 9개월 1일로 리그 역대 최연소 150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2009년 오승환(26세 9개월20일)의 기록을 17년 만에 경신했다.

정해영은 30세이브 당시 고우석, 50세이브 당시 한기주, 100세이브 당시 임창용의 역대 최연소 기록을 모두 깬 주인공이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페이스로 세이브를 쌓아온 마무리인데, 오승환의 기록을 깬 지금은 마무리가 아니다.

정해영은 올시즌 개막 직후 4차례 등판 뒤 극도의 부진으로 2군에 갔다. 딱 11일 2군에서 머물고 돌아온 뒤 자리는 9회가 아닌 7~8회로 바뀌었다. 돌아온 정해영의 공도 변했다. 묵직해진 구위를 되찾고 돌아온 정해영은 복귀전이었던 4월22일 KT전 이후 한 달 동안 10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제공

그러나 마무리는 계속 성영탁(21)이 맡고 있다. 18경기 평균자책 0.84의 강력한 투수다. 성영탁이 22~23일 연투한 뒤 맞은 24일 SSG전은 마무리 필요시 정해영이 등판하기로 한 경기였다. 3-0으로 앞선 9회초, 한 달 만에 다시 맞은 세이브 상황에서 정해영은 3연속 안타로 2실점 했지만 곧바로 3연속 아웃카운트를 잡아 경기를 끝냈다. 4월5일 NC전 이후 49일 만의 세이브로 최연소 150세이브를 기록했다.

정해영은 “내가 세이브 투수가 아니라 그런지 기분이 묘하다”며 “(성)영탁이가 너무 잘 하고 있고 나도 내 주어진 역할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도 이런 기록을 빨리 하게 된 것은 좋다”고 말했다.

2020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정해영은 첫해부터 바로 불펜 주축으로 뛰고 2년 차에 마무리를 맡았다. 4월의 2군행과 보직 이동은 데뷔후 가장 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정해영은 ‘현실’에 매우 잘 적응했다.

정해영은 “6년째 마무리를 하다가 2군에 갔다. 1군에 한 번 올라오려고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나도 그때는 똑같은 마음이었다. 그냥 그렇게 각인되고 싶지 않아 꼭 반등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냉정해지기로 했다. 1군으로 돌아온 뒤에는 그냥 현실을 잘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성영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성영탁을 보며 많은 생각도 한다. 2021년 마무리를 맡은 전상현이 개막 직후 부상으로 이탈하자 급히 그 자리를 맡은 투수가 정해영이었다. 그 뒤 마무리를 꿰차 최연소 기록들을 경신해왔다.

정해영은 “상황이 내가 처음 마무리 했을 때와 너무 비슷하다. 영탁이도 똑같이 내가 짧은 시간 비운 사이 그 자리를 잘 잡았다. 나도 내 힘으로 다시 (마무리 자리를) 쟁취해보려고 하는데 영탁이가 너무 어마어마하다”며 “둘이 얘기 많이 한다. 그렇게 잘 하면서도 힘들어 한다. 맨날 힘들다고, 죽겠다고, 그동안 어떻게 했냐고”라며 웃었다.

마무리는 내줬지만 정해영은 KIA 상승세의 주역이다. 주말 3연승을 달린 KIA는 현재 4위다. 최근 10경기 8승2패를 거뒀다. 정해영이 복귀한 뒤 중간으로 이동, 성영탁과 앞뒤로 8·9회를 맡으면서 불펜이 빠르게 안정됐고 팀이 반등세를 탔다. 정해영은 더이상 ‘9회’에 미련을 갖지 않는다.

KIA 이범호 감독이 24일 최연소 150세이브 기록을 세운 정해영을 축하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연소로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워온 정해영은 다음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걸어온 길 대로라면 다음 지점은 최연소 200세이브여야 한다. 29세 28일, 역시 오승환의 기록이다. 정해영에게는 4년이 넘게 남았다. 시간이 많은 것 같지만 많지도 않다. 정해영은 지금 마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해영은 “지금 내가 맡은 역할도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많다. 9회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도 노리는 선수들이 많으니 나도 이제는 안 뺏겨야 된다”라며 “최연소 세이브 기록은 늘 내게 힘이 됐다. 머지 않아 깨질 수 있겠지만 150세이브 기록으로 이번에는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