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월급, 텅빈 매대"... 돈 줄 마른 홈플러스, 결국 대형마트까지 판다
대형마트 업황 침체, 영업 규제 '이중고'... M&A 무산 시 청산 수순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홈플러스가 경영 악화 등의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매대에 자사 PB 상품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2026.05.07.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8/moneytoday/20260528074717163virx.jpg)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최근 하림그룹에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한 데 이어 남아있는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사업까지 M&A(인수합병) 시장에 다시 내놨다. SSM 매각 대금만으로 자금난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고, 채권자와의 DIP(긴급운영자금) 대출 협의가 지연돼 운영 정상화가 어려워지자 청산(파산)을 앞두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본사를 포함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사업에 대한 인가 전 M&A에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잠재적 매수 후보 기업을 대상으로 M&A 관련 인수의향서를 발송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홈플러스는 당초 대형마트, 온라인몰, SSM 등 모든 사업부를 한 번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2월부터 SSM 분리 매각을 추진했고 이달 초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홈플러스는 SSM 매각을 통해 약 1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잔금 납입과 정산에 약 2개월이 소요돼 아직 회사 측에 유입된 자금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메리츠는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원하면 배임 소지가 있어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 등 추가적인 이행 보증 장치를 요구해왔다.
메리츠그룹 관계자는 "이행 보증은 배임 방지와 주주 설득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메리츠는 MBK가 실질적 오너인 김병주 회장이 아닌 김광일 부회장을 보증인으로 내세운 것은 무책임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에 DIP 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자금난 해소엔 역부족이다. 그동안 밀린 직원 급여 지급 등으로 대부분 소진했고 물품 대금도 2000억원가량 밀려 있어서다. 이 때문에 현재 홈플러스 본사를 비롯한 주요 점포의 매대는 PB(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채웠거나 비어있는 곳이 많다.
결국 홈플러스는 지난 8일 대형마트 104개 점포 중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67개 점포를 집중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운영 자금이 고갈돼 이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홈플러스 사태해결 공동대책위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홈플러스 37개점 기습 영업중단 규탄 및 정부개입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11.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8/moneytoday/20260528074717450dxcz.jpg)
홈플러스가 결국 대형마트와 온라인몰까지 M&A 시장에 내놨지만, 새 주인을 찾은 SSM과 달리 험로가 예상된다. 현재 대형마트 업황이 침체한 가운데 의무휴업일 등 영업 규제로 실적 개선이 어려워진 상황이어서다. 그동안 인수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된 쿠팡, 이마트, 롯데마트, GS리테일 등 유통 대기업들은 이번에도 "관심이 없다"고 선을 긋는다.
그런데도 홈플러스는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 인수하면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연결 매출액 6조9900억원 중 SSM을 제외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사업 매출은 5조80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신속하게 운영자금이 유입되면 107개 점포를 정상 가동해서 단숨에 대형마트 업계 3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번 M&A는 매각대금보다 약 1만70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의 고용보장 문제가 더 큰 쟁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수자에게 유리한 구조조정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관심을 가질 기업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홈플러스는 그동안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 시 약 4조8000억원대 부동산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채권자인 메리츠그룹은 현재 담보로 잡은 62개 점포의 부동산 가치가 1조5000억원대로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회사 노조의 반발도 거세진다. 홈플러스 노조는 정부와 여당의 회사 정상화 약속을 주장하면서 지난 19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유암코 제3자 관리인 참여 △긴급운영자금 지원 대책 △사모펀드 규제 입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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