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잡고 로봇이 칠하고”… 건설사들, ‘살기 좋은 아파트’ 기술 경쟁
건설신기술 인증 잇따라…중대형 건설사 기술투자 확대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포스코이앤씨, 효성중공업, 덕암테크와 공동으로 '선기초 기둥 일체화(ES-Col) 공법'을 개발해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인증을 취득했다. 해당 공법은 건물 기둥의 구조 안전성과 시공성을 동시에 높인 기술이다.
기존 철골 기둥 공법은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내부 충진이 원활하지 않거나 시공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ES-Col 공법은 기둥 내부에 '사선형 수직 내다이아프램(Diaphragm·보강재)'을 적용해 강재를 사선 형태로 배치함으로써 콘크리트 타설관을 내부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콘크리트가 균일하게 타설돼 구조 안정성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고층화·대형화되는 건축 환경 속에서 안전성과 시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공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 예방과 공사기간 단축, 품질 등이 업계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현장 적용이 가능한 실용 기술을 적극 확보하는 분위기다.
현장 안전을 위한 로봇 기술 도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자체 개발한 '외벽도장로봇'으로 건설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이 기술은 고층 외벽 도장 작업을 무인·원격제어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외벽 도장 작업은 고소 작업이 불가피해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으로 꼽혀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외벽도장로봇은 작업자의 직접 고소 작업을 최소화해 안전성을 강화했고, 균일한 품질 확보와 작업 효율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현장의 자동화·스마트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로봇 기술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은 시공 단계 기술뿐 아니라 입주민 실생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생활밀착형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주거 품질과 유지관리 편의성이 분양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최근 한솔홈데코와 공동으로 '욕실용 건식벽체 방수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자재 간 접합부를 '역구배 클립' 형태로 적용해 수분 침투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욕실은 습기와 누수에 취약한 공간으로 꼽히는 만큼 장기적인 유지관리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DL이앤씨의 신기술은 줄눈 탈락과 오염 가능성을 낮추고 유지관리 편의성을 보완할 수 있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하자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관리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체감 효과가 기대된다.
친환경·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도 활발하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열린 '2025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서 화재 감지 기능을 강화한 전기차 충전 시스템 'EV air station'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천장에서 충전 커넥터가 내려오는 방식의 차세대 전기차 충전 플랫폼으로, 공간 활용도를 제고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능형 전력분배 기술을 적용해 하나의 충전기로 최대 3대의 차량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입주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위한 협력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자체 연구개발(R&D)을 넘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전문기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 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올해 '2026 기술공모전'을 개최하고 유망 기술을 발탁했다. 시공 품질 향상과 스마트 건설, 친환경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기술 선점이 목적이다. 호반그룹 역시 지속적으로 기술공모전과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