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는 6억인데 우린 1억6,000만원… 삼전 '아픈 손가락' 표심 어디로
“회사 구조상 적자인데, 못난 부서 취급“
기대보다 2억 적고, 내년부턴 상한 적용
파업 넘자마자 파운드리 수주 뛴 이재용
K반도체 성과급 논란 속 경쟁사는 투자↑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등 적자 사업부 직원들의 표심이 성과급 사태 봉합의 관건으로 꼽힌다. 대만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 여파로 이들 사업부 경쟁력이 떨어지면 반도체 초호황기에 맞은 실적 반등 기회를 놓칠 거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 잠정합의안에 노조의 찬반 투표율은 88.1%(초기업노조·이날 오후 5시 10분 기준)로 나타났다. 27일 끝나는 투표에서 반대표로 크게 결집할 세력은 최근 노사 잠정 합의안에 따라 반도체(DS) 부문 메모리 사업부보다 훨씬 적은 성과급과 페널티를 받을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 조합원으로 꼽힌다.
"초기업노조 메모리로 명칭 바꿔라"
적자 사업부 직원들은 노사 교섭 과정에서 자신들이 협상의 지렛대처럼 이용당했다고 주장한다. 교섭을 주도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DS 특별성과급의 재원 배분율 쟁점에서 부문 40%대 사업부 60%를 내민 최종 회사안을 받는 대신 영업이익에 연동되는 성과급을 더 확보하는 잠정 합의를 했다면서다. 내년부터 적자 사업부는 공통 지급률의 60%만 준다는 예외 조항도 반기를 들게 한 핵심 요인이 됐다.
투표 기간인 주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는 "(노조명을) 초기업노조 메모리로 변경하라", "회사가 (우리를) 버렸냐, 위원장이 버렸냐가 아니라 둘이 똑같다"는 비메모리 직원들의 불만 글이 빗발쳤다. 노사 잠정 합의안에 따라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 직원은 올해 인당 최소 1억6,000만 원의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지만, 당초 노조안보다 2억 원 적게 받게 되자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사업부 간 협업을 해왔는데 유독 메모리 사업부만 6억 원에 육박하는 압도적 성과급을 챙겨가는 데 대한 불만이 크다.
투표에는 공동교섭단인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노조원이 참여하는데, 초기업노조 구성원 27%가 두 적자 사업부 소속이다. 메모리 부서 성과급의 70% 수준을 지급받는 반도체연구소 등 공통 부문 조직의 세 결집 여부도 투표의 변수로 꼽힌다.
메모리 사업부 조합원이 투표권자의 대다수여서 합의안이 가결되더라도 사내 갈등의 불씨는 번질 공산이 크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에선 "회사 운영 구조상 적자가 난 건데 돈 못 버는 사업부로 치부 당했다"며 사기가 떨어진 기류가 감지된다. 내년부터 성과급 배분 비율이 DS 부문 공통 지급률 60%로 급감하면 타사로 이직하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공급자 우위에 선 회사가 고객사들에 파운드리 일감도 받아내는 상황에서 TSMC나 인텔 등 경쟁사로 내부 인력이 넘어가면 적자 사업부의 흑자 전환 달성 목표는 멀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2일 대만 반도체 설계기업 미디어텍 경영진을 만나며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시동을 걸기도 했다. 인재 유출을 막고 흑자 전환도 앞당겨야 할 필요성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설비 투자 크게 늘린 TSMC·마이크론

삼성전자가 성과급으로 진통을 겪는 사이 경쟁사들은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설비 투자액을 2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약 38조 원)로 상향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올해 설비 투자액을 최대 560억 달러(약 85조 원)로 잡겠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보다 최대 37.9%나 늘리는 수치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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