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유럽·아시아·미국까지 번진 청소년 SNS 규제…실효성은 아직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규제 흐름이 유럽과 아시아, 미국까지 번지고 있다. 교육과 자율규제로는 청소년 SNS 중독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 청소년 SNS 접근 자체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무한 스크롤, 개인화 알고리즘, 자극적 콘텐츠 노출 등으로 인해 청소년 정신건강과 중독 문제를 키운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각국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가 규제 확산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12월 만 16세 미만 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이 법은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SNS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535억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시아, 유럽, 남미 국가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3월 아시아 국가 최초로 만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 법안을 시행했다. 브라질은 만 16세 미만은 본인의 계정과 법적 보호자 계정 연동을 3월부터 의무화했다. 이 외에도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유럽 10개 국가와 말레이시아, 일본 등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세계 최초로 법을 시행한 호주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 기관 e세이프티에 따르면, 법안 시행 1달 만에 규제 대상인 10개 SNS가 약 470만개에 이르는 계정을 삭제·차단했다. 다만 이는 이용자 수가 아닌 계정 기준으로, 우회 계정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법안 시행 초기 청소년들의 피드백도 관심을 끌었다. 영국 BBC는 호주 SNS 이용 금지된 지 1달이 된 호주 청소년들의 경험담을 전했다. 시드니에 거주하는 에이미(14)는 BBC 인터뷰에서 “처음 며칠 동안은 온라인 중독의 고통을 느꼈지만, 이후 더 이상 SNS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시드니 인근 본다이비치에서 15명이 사망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당시 SNS 차단으로 유해한 콘텐츠와 정보에 덜 노출되는 장점도 있었다.
법 시행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후기도 있었다. 아힐(13)은 이전과 동일하게 SNS 이용에 하루 2시간 30분씩 쓰고 있다. 가짜 생년월일로 만든 계정을 이용하거나, 규제를 받지 않는 SNS를 이용하는 식으로 규제를 피했다.
BBC는 이번 조치의 효과에 대해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에이미의 어머니 '마우'는 딸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 전보다 편안해 보인다며 “이 변화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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