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때 박살 나는 경기가 많아서" 팬에 양해 구한 염경엽 감독, 선수들에게 '딱 하나' 당부했다 "실력 없어도 되지만..."

최근 기복 있는 팀 경기력에 LG 트윈스 염경엽(58) 감독이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는 딱 한 가지를 당부했다.
염경엽 감독은 24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올해는 정말 지는 게임도 잘 지고 싶었는데 참 안 된다. 지난해처럼 역전승을 많이 하는 걸 목표로 올 시즌을 시작했는데 팀 상황이 여의찮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일군 LG는 불안한 뒷문에도 강력한 타선에 힘입어 32번의 역전승(리그 4위)을 해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쉽지 않다. 24일 경기 종료 시점 역전승은 10회로, 이날 박해민의 끝내기 스리런으로 막 두 자릿수를 채웠다.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와 같은 리그 공동 5위 기록이다.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가장 크다. 개막 직전 손주영의 부상을 시작으로, 마무리 유영찬, 주전 3루수 문보경, 외야수 문성주 등 주전만 4명이 이탈했다. 그 탓에 5월 LG는 버티기의 연속이다. 퓨처스리그에서 올릴 자원은 다 올렸다. 그럼에도 평균자책점은 5.34(리그 7위), 팀 타율 0.250(리그 9위)으로 투·타 모두 한계에 도전 중이다.
선택과 집중은 불가피한 전략이었다. 5월 들어 LG는 유독 5점 차 이상의 대패가 많다. 2승 6패로 리그 전체에서도 키움(2승 8패) 다음으로 많다. 다만 2점 이내 접전은 7승 2패(승률 리그 2위·1위는 4승 1패의 KT)로 확실히 가져갔다. 5월 11승 9패(리그 4위)를 기록하며 1위와 0.5경기 차 선두 경쟁에 어떻게든 발을 붙이는 이유다.

매번 승장 인터뷰에 관중들에 대한 감사 인사가 빼놓지 않고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선수들에게는 질 때 지더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원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실력이 없고, 실책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라고 항상 강조한다. 그래야 (대패를 해도) 팬들이 용납한다. 실책했다고 고개 숙이고 설렁설렁하는 건 진짜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내 실력이 되는 한도 내에선 당당하게 도전해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야 팬들도 박수를 쳐주고 기다려준다. 팬들이 볼질 하는 걸 보러 온 건 아니지 않나. 어떻게든 해보려고 씩씩하게 하면 '열심히 하는데 (기량이) 부족하구나'라고 이해라도 된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24일 키움전 승리는 선수들이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한 경기였다. 이날도 시즌 23번째 만원 관중(2만 3750명)이 잠실야구장을 찾은 가운데, 3시간 동안 지고 있던 경기를 단 몇 분 만에 뒤집었다. 3-4로 지고 있는 9회말 2아웃에서 대타 이재원이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2루까지 전력 질주해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홍창기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캡틴 박해민은 1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커리어 첫 끝내기 홈런을 때리면서 승리를 홈팬들에게 안겼다.
경기 후 염 감독은 "오늘 경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마지막에 승리를 만들어냈다"라며 "주말 낮 경기 더운 날씨에도 많은 팬분이 오셔서 응원해 주신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랜만에 멋있는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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