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종료 신호는 ‘이것’?…베스트 전략가들이 찍어준 '삼전·닉스' 투자법
[비즈니스 포커스]

한 달 만에 7000에서 8000으로, 다시 7200선으로 그리고 7800까지.
하루 변동성만 약 5%. 환희에 팔고 공포에 사라는데 환희와 공포가 동시에 오는 이 시장. 1500원을 넘어선 고환율, 미국 국채금리 5% 돌파, 꺼지지 않는 성과급 전쟁, 이따금 찾아오는 AI 버블 논란 그리고 공포에 휩싸인 투자심리에 차익실현 압력까지…. 리스크는 겹겹이 쌓였는데 코스피의 양대 산맥 ‘삼전닉스’의 목표주가는 고공상승 중이다. 난도 높아진 국장.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법은 무엇일까. 투자전략 전문가 3인의 ‘혜안’에서 길을 찾았다.

①‘여의도 족집게’ 이은택 KB증권 애널리스트
“단기 과열…1만500 향한 장기 엔진 건재”
KB증권의 이은택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권가의 독보적인 ‘족집게’로 불린다. 지난해 10월부터 코스피 강세장을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 국면과 비교하며 코스피의 폭발적 전망치를 정확히 예측했다. 연초 제시했던 ‘상고하저’ 시나리오도 시장 흐름과 상당 부분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정교한 분석력으로 유명한 이은택 애널리스트는 최근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압력에 미 국채금리 리스크가 더해지며 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대세 상승장의 뼈대는 무너지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그는 올해 코스피 목표 지수를 기존 7500에서 1만500으로 상향 조정한 시각을 유지했다. 현재의 코스피 시장은 역사상 가장 강했던 1980년대 3저 호황기보다 더 빠르고 강하며 그 중심에는 AI 투자에서 비롯된 압도적인 실적 추정치 상향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가 시장의 단기 고점과 진입 시점을 잡기 위해 제시하는 핵심 전략 도구는 ‘50일 이동평균선 이격도’다. 이는 현재 주가가 지난 50일 동안의 평균 주가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멀리 떨어져(이격)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적표다. 50일 평균 주가를 ‘100%’라고 기준을 잡고 계산하는데, 이격도가 115%이면 50일 평균보다 현재 주가가 15%나 비싸게 위로 붕 떠 있다는 뜻이다.
최근 국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진 배경에도 이 이격도의 ‘과속’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4월 말 발간한 ‘5월 전망 보고서’를 통해 6월 전후로 시장이 단기 조정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역사적 과열 기준점인 ‘50일 이격도 130%’에 도달하는 시점을 6월쯤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상승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훨씬 가팔랐고 결국 5월 14일 장중 50일 이격도는 131%를 조기 돌파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과거 닷컴버블기 등 증시가 급등했던 역사적 사례를 보아도 50일 이격도가 130% 선을 터치한 뒤 1~3주 내 예외 없이 단기 조정이 찾아왔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현재 국장이 마주한 흔들림은 이 과열을 식히기 위한 필연적인 ‘기술적 단기 조정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주가지수가 숨을 고르며 50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내려올 때를 과감한 분할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역사적으로 반복된 초강세장의 특징은 주도주로의 쏠림 현상인 만큼 이번 조정이 지나가면 반도체, 전력, 우주, 로봇 등 AI 핵심 자산을 중심으로 한 압축 랠리가 한층 더 강하게 재개될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단, 리스크 요인은 ‘금리 상승’이다. 지난 120년 동안 3번의 증시 ‘버블 붕괴’는 모두 금리 상승이 촉발했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모든 자산의 중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고물가·버블 국면이 겹친 현재 환경에서 금리 상승은 채권·주식·AI 투자 전반을 동시에 위협할 수 있는 핵심 변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금리 리스크가 ‘단기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폭등을 그대로 방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공학적 판단에서다. 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인 유가가 임계점(WTI 120달러)에 이르는 때 트럼프의 ‘TACO’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미국 10년물 금리를 분해해 보아도 아직 특별히 위협적인 시스템 붕괴 시그널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버블 붕괴’를 우려하지만 이 애널리스트는 증시 랠리가 완전히 타격을 받으려면 경기 사이클 붕괴나 돌이킬 수 없는 금리 급등이 확인돼야 하는데 단기(3~6개월) 내에 이러한 시그널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이번 조정은 지난 3월의 조정폭(-20%)보다 작을 전망이며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은 “몇 포인트까지 오를까”를 고민하기보다 “이 주도주 랠리가 언제까지 지속될까”를 묻고 50일 이평선 부근에서 AI 핵심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채워 넣어야 할 때다.
②‘화수분 전략가’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강세장 종료 시그널은 ‘하이닉스의 삼전 추월’”
하나증권의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주식 부문 투자전략을 총괄하며 다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오른 증권가의 대표적인 매크로 전략가다. 강세장의 조건은 결국 ‘유동성 확장의 유지’와 ‘이익 사이클의 경기 확장’에 있다는 지론을 펼쳐온 그는 최근의 변동성 장세 속에서 ‘1만피’ 시대를 예고했다.
이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2026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은 689조원, 2027년은 853조원에 달한다. 2010년 이후 코스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9.96배를 적용할 때 2026년 연말까지 시장이 2027년의 이익 체력을 선반영한다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8499조원까지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지수로 환산하면 1만380포인트다.
즉 밸류에이션의 재평가를 가정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이익 추정치가 현실화하는 것만으로 코스피는 사상 첫 ‘1만 포인트 시대’를 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고유가와 고금리 압박에 대해서도 이 애널리스트는 데이터로 반박한다. 현재의 유가 상승은 중장기적 추세라기보다 전쟁 리스크에 따른 단기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 평균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63%)보다 미국 S&P500 테크 섹터의 설비투자(CAPEX) 증가율(80%)이 여전히 우위에 있으며 한·미 양국의 반도체 및 테크 순이익 추정치도 동반 상향 조정 중이다.

그는 강세장이 끝나는 진짜 시그널은 유가 자체가 아니라 테크 섹터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유가 상승률을 밑돌거나 국내 반도체 순이익 추정치가 꺾이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시총 비중 22%를 돌파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 중인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의 85% 선까지 추격한 현상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역사적 시사점을 던졌다. 그는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 시스코시스템스가 순이익 규모가 훨씬 컸던 마이크로소프트와 GE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라섰던 과열 국면을 상기시킨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번 강세장의 종료를 알리는 추가 시그널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순간’을 꼽았다. 아직은 삼성전자의 순이익 추정치(2026년 280조원)가 SK하이닉스(208조원)를 앞서고 있으나 이 균형이 깨질 때가 진짜 버블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경고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주가 정점은 영업이익률 컨센서스가 피크를 찍는 2027년 2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추천종목은 단연 반도체,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과거 코스피 5번의 사상 최고치 돌파 당시 해당 월에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업종들이 코스피의 다음 신고가 형성까지 주도 업종 역할을 했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단, 이 애널리스트는 주도주 쏠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동성 기반의 ‘이색 중소형 아이디어’도 함께 제시한다. 유동성이 유입될 여지가 있는 코스피 시총 30~60위권 기업 중 향후 성장률과 수익성 순위 대비 현재 시총 순위가 저평가되어 있어 상향 레벨업이 기대되는 5개 종목으로 삼성중공업, 한국항공우주, 에이피알, 삼성E&A, HD현대마린솔루션을 꼽았다. 아울러 2027년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으로 하락하는 동시에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반등할 실적 턴어라운드 소외주로는 NAVER를 선택했다.
③ ‘여의도 팔방미인’ 김용구 애널리스트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반도체’ 올인할 기회”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전 만기물에 걸쳐 심리적·역사적 상방 저항선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축 발작을 일으키는 리스크로 부상한 것과 관련해 글로벌 실물경기 환경을 관장하는 진짜 금리는 명목금리가 아닌 ‘실질금리’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가 연준 정책금리(3.75%)에서 미국 헤드라인 CPI를 차감해 도출한 실질 정책금리는 4월 기준 -0.06%, 5월 현재 -0.43%로 ‘마이너스 금리’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 즉 명목 관점에서는 금리가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지금 물가가 오르고 있다 보니 실제 금융 환경은 여전히 돈이 시중에 많이 풀려 있는(확장적인) 상태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코스피 시장을 미 헤드라인 CPI로 할인해 장기 실질주가를 도출해 보면 최근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여전히 장기 시계열 추세선을 밑도는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과거 주가 급락을 유발했던 긴축 발작은 명목과 실질금리가 ‘동반 상승’할 때 발생했으나 지금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살아 있는 명목·실질금리의 엇갈림 국면이다. 따라서 김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의 기대 손실률(MDD)은 -10% 내외인 7200선에서 진바닥을 형성할 공산이 크며 이번 조정은 파는 조정이 아니라 시장과 반도체를 사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애널리스트는 2026년 하반기 코스피 시장이 7600~1만선 밴드 내에서 움직이며 대망의 ‘1만피’ 안착을 모색하는 기록적 강세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연말 코스피 달러화 환산 시가총액 5조달러(약 7900조원) 달성과 함께 국내 증시가 글로벌 톱5로 도약할 것으로 예고했다. 미국 경기 순항과 AI CAPEX 슈퍼사이클이 유지되는 한 한국은 최소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 내에서 단연 압도적인 ‘비중확대’ 마켓으로 군림할 것이라는 게 그의 논리다.
김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하반기 포트폴리오의 최우선 핵심 전략은 상반기의 ‘반반반(반도체 반, 나머지 반)’ 전략을 넘어선 ‘반도체 올인’이다. 현재의 AI CAPEX 슈퍼사이클은 AI 스케일링 법칙을 신봉하는 빅테크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의 순현금흐름이 증가하는 한 투자 경쟁은 사생결단 형태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 반도체의 실적이 글로벌 최고 수준임에도 밸류에이션은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성장주 투자자와 가치주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킬 양수겸장 대안으로 ‘한국 반도체’를 꼽는다. 특히 삼성전자(영업이익률 고점 2027년 2분기 예상)와 SK하이닉스(고점 2027년 3분기 예상)의 실적 레벨업이 확인되면 멀티플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이므로 지금은 저PER에 매수하는 필승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및 AI 밸류체인의 실질 편입비를 70%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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