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무싸' 구교환, 신인감독상 수상…무가치함과 싸워 피어낸 찬란한 엔딩[TV핫샷]

김원겸 기자 2026. 5. 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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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마지막회 장면들. 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스튜디오 플로우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구교환이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극본 박해영, 연출 차영훈)가 지난 24일 각자의 방식으로 안온함에 이른 모두의 찬란한 가치를 그리며 마침표를 찍었다. 전국가구 시청률은 전국 5.3%, 수도권 6%(이상 닐슨코리아)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황동만은 노강식(성동일) 스케줄 문제로 촬영이 연기될 위기에 처하자 조급해졌다. 제 손으로 무언가를 이뤄내는 힘을 봐야 과거의 상처와 형에 대한 걱정을 온전히 털어낼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이 불안은 결국 박경세(오정세)와 갈등으로 폭발했다.

자신을 향한 여전한 ‘뒷담화’에 제발 끝내자고 절규하는 박경세를 보며 통쾌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감정워치에 뜬 단어는 ‘후회’였다. 황동만은 바닥에 주저앉은 박경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둘 다 아무것도 아닌 시절 순수하게 영화만을 사랑했던 때를 추억하며, “내가 데뷔해서 레벨 맞춰 올 테니 다시 같아지자”라고 눈물로 사과했다.

마침내 황동만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노강식이 스케줄을 조정해 조기 크랭크인을 제안한 것. 황동만은 인생의 목적을 묻는 형 황진만(박해준)에게 “난 그냥 웃기게 살 것”이라는 처음으로 합격을 받은 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첫 고사 현장의 벅찬 선언으로 이어졌다. 숱한 장애물 앞에서도 미친놈처럼 웃기게 가보겠다는 각오였다. 마침내 촬영에 돌입한 뒤, 뜻대로 찍히는 씬 하나 없고 스태프들의 신뢰마저 잃는 혹독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황동만은 ‘코미디’를 잃지 않고 자신만의 빛나는 스토리를 완성해 나갔다.

트라우마에 갇힌 변은아(고윤정)는 안 풀리는 현재 상황을 변명하는 알리바이로 자꾸 과거를 끄집어내 스스로를 검열해온 자신을 직시했다. 과거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 부정적 감정은 정확히 읽히는 순간 제어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낙낙낙’ 수정 회의에서 오정희(배종옥)가 시나리오의 빈틈들을 지적하는 순간, 공격받았다는 느낌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들었지만, 그 감정의 뿌리를 정면으로 들여다봤다. “나는 당신의 말로 죽을 수 없는 존재”라고 처음으로 각성한 순간, 거짓말처럼 코피가 멈췄다.

고혜진(강말금)은 자신이 박경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도덕적인 남편’이라는 틀에 묶여 용맹하게 창작자로 치고 나가지 못한다며, 이혼을 제안한 것도 그래서였다. 박경세는 홀로 모든 영광과 욕을 감당하겠다며 공동작가 박정민(정민아)을 해고하고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또한, 아내에게 “잘못했다. 1등은 못해도 3등은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그 깊은 진심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고혜진은 눈시울을 붉혔다. 인생의 비극을 함께 지나온 이들 부부는 더 애틋하고 단단해진 연결을 보여줬다.

황진만(박해준)은 시보다 용접이 더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만큼은 번다한 잡념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하지 않는 시간엔 술 이외엔 답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숨이 터졌다. 장미란(한선화)이 SNS에 글을 올렸는데, 핀란드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15세의 ‘잃어버린 딸’ 황영실 사진이 날아든 것. 황진만은 절필 이후 처음으로 다른 계절을 기다리는 봄에 대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눈앞엔 기적처럼 흐드러지는 날씨가 펼쳐졌다.

장미란에겐 진짜 관계가 생겼다. 오정희(배종옥)가 “CCTV 원본을 통으로 까자”는 강수로 한승아(문지원)의 협박을 물리치는 걸 보고 감동한 장미란은 친아빠는 건사 안 해도 새엄마는 끝까지 지키겠다고 결심했다. 자신에게 엄마를 빼앗기고 버려진 오정희의 근사한 친딸 변은아도 눈물로 끌어안았다. 마치 잃어버린 자매가 만난 듯, 서로의 품에 꼭 안긴 두 딸의 모습은 상처 입은 영혼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감동적인 여운을 남겼다. 그 사이, 더 잘 나지라고 변은아를 몰아세웠던 오정희는 “내 손에 크지 않아 다행”이라며 친딸이 잘 컸다고 인정했다.

황동만은 결국 영화를 완주, “데뷔해서 레벨 맞춰 오겠다”라는 박경세와의 약속을 지켰다. 두 ‘절친’은 다시 동등한 감독의 위치에서 격없이 웃고 장난을 쳤다. 황동만의 간절하고도 치열했던 여정은 한국영화상 신인감독상 수상이라는 영광스러운 엔딩으로 이어졌다. 황동만은 수없이 상상만 했던 장황한 소감은 모두 잊고, “영실아, 삼촌 검색된다”라고 포효하고, “은아씨 진심으로 고맙다”며 감격했다.

불안과 두려움에 갇히고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는 이 시대의 모두도 함께 환호한 가장 안온한 구원으로 대단원의 막은 그렇게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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