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도 2억 성과급에 ‘삼성후자’ 뿔났다…계열사 노조 들썩

이상현 2026. 5. 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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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격 성과급 합의 후폭풍
삼성전기·삼성D·삼성SDI 등 불만 확산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잠정 합의하면서 ‘반도체 셧다운’ 위기는 피했지만, 이번 합의가 삼성 계열사 전반에 새로운 불씨를 던지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에 신설된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둘러싸고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내부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성과급 제도 개선 요구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는 올해 초 이미 2026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0일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내부 기류가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만 지나치게 파격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불만이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향후 영업이익 목표 달성 시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 형태로 지급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사업부 직원 기준으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를 포함할 경우 성과급 규모가 수억원대에 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논란은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사업부까지 공통 재원 배분 구조를 통해 대규모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커지고 있다.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DS부문 공동 재원 배분에 따라 억대 성과급 수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계열사 내부 반발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를 자조적으로 ‘삼성후자(後者)’라고 표현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임금 인상률이나 OPI 지급 수준은 삼성전자를 넘어선 사례가 드물었다.

올해 임금 인상률 역시 삼성디스플레이 6.2%, 삼성SDI 4.0%, 삼성전기 5.9% 수준으로 삼성전자(6.2%)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낮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불만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이번 합의를 통해 OPI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에서 영업이익 기반 구조로 바꾸기로 했지만, 다수 계열사는 여전히 EVA 체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3년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OPI 지급률이 연봉의 1% 수준에 그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진 바 있다. 이후에도 지급률은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기가 반도체 슈퍼사이클 수혜로 1조원대 중반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성과급 확대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지난해 OPI가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렀던 만큼, 적자 사업부까지 성과급을 지급받는 삼성전자 사례와 비교하며 내부 동요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 노사 간 성과급 체계 개편 논의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하반기 성과급 대체 보상제도 도입 등을 사측과 논의할 계획이며, 삼성전기 역시 OPI 산정 체계 변경을 위한 내부 의견 수렴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노사 합의가 단순한 임단협 타결을 넘어 삼성 그룹 전반의 노사 지형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사례처럼 ‘파업 카드’를 통한 보상 확대가 현실화되면서 계열사 노조 역시 조직 확대와 연대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한 뒤 현재 준법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자 임금 인상률을 기존안보다 높여 교섭을 마무리한 바 있다.

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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