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판 뒤집힌다"…엔비디아發 '800V 직류 혁명'에 이 기업들 뜬다
전력·냉각·발전 인프라 재편…이턴·ABB·지멘스 수혜 기대
"공랭 한계 왔다"…액체냉각·연료전지 시장도 급팽창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전시회에서 사람들이 엔비디아의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5/552778-MxRVZOo/20260525085103384ridz.jpg)
엔비디아가 2027년 '네이티브 800V 직류(DC)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 기존 교류(AC) 기반 데이터센터 구조를 직류 중심으로 전환해 전력 효율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전력기기·냉각·에너지 기업 중심으로 새로운 수혜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기존 AC 기반 구조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며 "800V DC 아키텍처 전환이 차세대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력 손실 줄여라"…데이터센터 구조 자체 바뀐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유틸리티에서 공급받은 고압 교류 전력을 저압으로 낮춘 뒤 UPS(무정전전원장치), PDU(전력분배장치), PSU(전원공급장치) 등을 거쳐 서버에 공급한다. 전력 변환 단계가 많아질수록 에너지 손실과 발열이 커지는 구조다.
반면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네이티브 DC 데이터센터는 중압 AC 전력을 중앙에서 곧바로 800V DC로 변환해 서버에 공급한다. 중간 전력 장비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전력 효율을 높이고 서버 공간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서버 전력 소비 증가 속도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GPU는 호퍼(Hopper) 대비 열설계전력(TDP)이 75% 늘었지만 성능은 50배 개선됐다. 차세대 루빈 울트라(Rubin Ultra) 플랫폼은 랙당 전력 사용량이 최대 1메가와트(M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핵심 장비로 '솔리드스테이트변압기(SST·Solid State Transformer)'가 부상하고 있다. SST는 전력 반도체와 고주파 변압기를 이용해 AC를 DC로 변환하고 전압 조절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장치다. 기존 변압기·UPS·스위치기어를 대체할 수 있어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태양광 인버터 업체들의 진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태양광 인버터 역시 DC와 AC 변환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미국 인페이즈에너지(Enphase Energy)는 AI 데이터센터용 SST 제품 'IQ SST'를 공개했고, 솔라엣지(SolarEdge)도 2027년 파일럿 운영 이후 본격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랭은 끝물"…냉각·전력 인프라 새 수혜주 부상
냉각 방식 변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랙 밀도가 200킬로와트(kW)를 넘어서면 기존 공랭 방식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직접액체냉각(DLC·Direct Liquid Cooling)과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액침냉각은 서버 전체를 비전도성 액체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초고집적 AI 서버 환경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수혜 기업으로는 이턴(Eaton), ABB, 지멘스(Siemens) 등이 거론된다. 김시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800V DC 아키텍처가 2030년 전체 물리적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의 20%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 칩이 탑재된 데이터센터 서버와 부품들이 2025년 3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에 전시되어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5/552778-MxRVZOo/20260525085104667zqlk.jpg)
전력시장 구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 전력거래소 PJM은 AI 데이터센터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발전설비 확보용 '신뢰도 백스톱 조달(BRP·Reliability Backstop Procurement)'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텍사스 전력시장 ERCOT은 대형 데이터센터에 전력 비용 부담과 자체 발전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전력망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자체 발전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오라클(Oracle)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프로젝트 주피터(Project Jupiter)'에는 블룸에너지(Bloom Energy)의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가 적용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프로젝트 가운데 BTM(Behind The Meter) 비중이 38%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데이터센터 경쟁력이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냉각·에너지 인프라 역량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기 먹는 하마' 현상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도 본격적인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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