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태껏 본 적 없던 좀비의 등장…구교환의 '마그네슘 부족 액션'

박종혁 2026. 5. 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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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마스터 연상호 감독의 진화된 세계관과 특급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군체'가 칸 영화제 프리미어 상영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군체'는 AI, 집단 지성, 인간다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좀비물에 녹여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칸 영화제에서 K-좀비물의 위대함을 널리 알린 배우들은 현지에서 얻은 뜨거운 감동을 전했다.

전지현은 "배우로서 '군체'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큰 용기와 힘을 얻은 자리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구교환은 "프리미어 상영이 끝나고 새벽 3시쯤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한 분이 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콜로니아 서영철이냐'고 인사를 건넸다"며 특별한 일화를 전했다.

이어 "어떤 캐릭터의 이름으로 불렸을 때 배우가 느끼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고마웠다"고 감사를 전했다.

로맨스, 코믹, 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좀비에 맞서는 생명공학 박사 '권세정'으로 분했다.

2021년 '킹덤: 아신전' 이후 다시 한 번 좀비물을 선택한 전지현은 '군체'만의 차별점을 꼽았다.

그는 "기존 좀비들은 개별적으로 통제 불능 상태의 행동을 보였다면 '군체'에 나오는 감염자들은 알 수 없는 네트워크로 인해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하나의 큰 덩어리처럼 움직인다"며 이색 좀비 콘셉트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역할에 따른 액션 고민도 깊었다.

이어 "'권세정'은 생명공학 교수이자 박사이기 때문에 갑자기 너무 액션을 잘해도 되나 하는 고민을 감독님과 나눴다"며 "어떻게 보면 많이 절제하면서 촬영했고, 위기를 모면해 나가는 인물인 만큼 적정한 수준을 지키며 액션을 소화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빌런으로서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낸 구교환은 독창적인 연기 방식을 설명했다.

감염 사태를 일으킨 생물학 박사 '서영철' 역을 맡은 그는 "감염자와 제가 동선적, 행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연기를 하고 있다. '서영철'이라는 인물을 사실상 100명이 넘게 연기하고 있는 셈"이라며 "함께 만들어 간다는 개념이 특별하고 든든했다"고 말했다.

또한 "물리적, 정서적으로 공포를 압박하는 인물은 아니니까 관객들이 짜증을 느끼면 느끼는 대로 멋진 빌런이 아닐까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액션 연기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구교환은 "'서영철'조차 처음 시도한 연구여서 온몸과 발을 쓰며 거칠게 움직이려 했다. 페이스 액션들은 모두 연상호 감독의 지도하에 완성됐다"고 밝혔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그 액션을 저는 '마그네슘 부족 액션'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본격적인 액션 사투를 벌인 지창욱은 "현장에서 처음 좀비를 만났을 때 분장과 움직임, 연기 모든 것들이 굉장히 경이롭고 감탄스러웠다. 덕분에 좋은 리액션이 나올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극 중 장애를 지닌 누나와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한 지창욱의 사투에 연상호는 "원래 꽤나 합이 여러 컷으로 되어 있는 시퀀스였는데 지창욱 배우가 액션을 너무 잘했다"며 "배우의 몸짓만으로도 박진감이 충분히 나올 수 있겠다고 판단해 카메라를 뻗쳐놓고 망원렌즈로 당긴 상태에서 그냥 따라가는 무브먼트만 사용해 장면을 완성했다"고 극찬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김신록과 신현빈의 활약도 눈부시다.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동생과 사태를 해결하는 누나 역을 맡은 김신록은 "남매의 전사가 시나리오에 들어있지 않았음에도 신체적으로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보니 둘의 관계 밀접성과 친밀성이 직관적으로 잘 드러났고 애틋한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생명공학부 교수 '공설희' 역을 맡아 연상호의 전작 '얼굴', '계시록'과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그는 "전문가적인 의견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한편 이 인물이 가진 감정적인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표현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특히 극 중 전지현과의 특별한 연대 관계를 언급했다.

신현빈은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전 부인과 현 부인이라는 상황인데, 경쟁적이거나 대립적인 긴장 관계가 아니다"라며 "사실 촬영을 같이하는 부분은 없었지만 통화를 하는 장면 등에서 음성이나 영상을 받아보며 되게 든든했다"며 애정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전지현은 "기자님들이 영화를 잘 봤다고 말씀해 주신 걸 들었을 때 '정말 그게 진짜일까?' 몇 번 생각했을 정도로 너무 기대가 된다. 잘 부탁드린다"며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