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 병살타에 "잘했다"…그 응원이 없었다면 LG 끝내기도 없었다, 천성호 일으킨 한 마디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8경기 15타석 13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 타점은 몸에 맞는 공으로 얻은 하나가 전부. LG 천성호는 5월 들어 가라앉은 타격감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었다. 0-14로 참패한 19일 KIA전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나 LG가 천성호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염경엽 감독은 24일 경기 전 시속 150㎞ 후반 직구를 쉽게 던지는 특급 유망주 박준현을 상대로 천성호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빠른 공은 다른 선수들보다 천성호가 대처할 확률이 높다고 봤다.
천성호는 2회 첫 타석에서 주자를 안고 타석에 섰다. 오지환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무사 1루. 천성호는 감독의 기대대로 박준현의 시속 152㎞ 직구를 공략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2루수 서건창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 유격수 권혁빈을 거쳐 1루수 최주환에게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그런데 LG 동료들은 천성호의 이 선택을 지적하지 않았다. 천성호 스스로도 좋은 타구가 나왔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었다. 이렇게 쌓인 신뢰와 확신은 반전을 낳았다. 4회에도 우익수 뜬공을 치면서 출루하지 못했지만 6회까지 자신감을 안고 타석에 섰고, 1-4에서 3-4로 따라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천성호는 경기를 마친 뒤 최근 떨어진 타격감에 대해 "나에게 위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원태인 선수 상대로 안타도 나오고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와서 이렇게 극복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 또 결과가 안 좋았다. 좋은 타구도 많이 잡히고 야수 정면으로 가고 하면서 위축됐었다. 가장 걱정한 건 2024년의 실수를 반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첫 타석 병살타가 오히려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도 했다. 천성호는 "여기서 내가 치면 팀에 좋은 분위기를 가져다 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다. 내가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자신감을 갖고 쳤다는 거다. 첫 타석에서도 물론 병살타가 되기는 했지만 중심에 맞는 좋은 타구가 나왔다. 이제 나올 때가 됐다, 이제 안 나오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6회 2루타는 우중간을 절반으로 가르는 완벽한 장타 코스로 날아갔다. 천성호는 "맞는 순간에는 3루까지 가려고 했다. 중간에 커트가 잘 돼서 2루까지 갔는데 기분 너무 좋았다. 올해 들어서 제일 좋았다. 오랜만에 안타를 치기도 했고 중요한 상황, 팀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가 해결하면 정말 좋은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2회 첫 타석 병살타는 초구, 6회 2루타는 2구를 받아친 결과였다. 천성호는 한동안 빠른 카운트에 타격한 적이 없다면서 "잘 안 되고 나서는 초구를 친 적이 없는 것 같다. (오)지환이 형이 초구에 안타 치면서 무조건 초구는 직구라는 느낌을 받았다. (박)동원이 형도 감 안 좋은데 왜 자꾸 공을 보냐, 초구부터 그냥 치라고 말씀해주셨다. 세 번째 타석 전에도 동원이 형이 (첫 타석)병살타는 됐지만 초구부터 잘 쳤다고 하셨다. 모두 잘 쳤다고 해줘서 기 죽지 않고 세 번째 타석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벤치가 원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천성호는 "적극적으로 치는 걸 좋아하고, 아웃되더라도 직구 타이밍에 늦지만 않으면 감독님은 무조건 그렇게 치라고 하신다. 나는 오히려 좋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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